지난 12월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밝혀낼 것과 관련자 처벌 그리고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원이 지난 대선직전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조직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댓글과 게시글을 통해 영향을 줬다는 의혹이다. 그리고 경찰이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포착하고도 사건을 축소·은폐시켰다는 것이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무엇보다 전직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이 국민을 대표해서 증인 심문하는 국회의원과 신성한 국회를 모독하며 증인 선서를 거부한 것은 이명박정부에 이어서 정권 연장에 성공한 세력들의 오만함이다.

돌이켜보면 집권 세력의 이런 현상들이 단순히 이명박 정권 5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일제 36년에 이은 이승만 독재정권과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의 세력들이 재벌 권력들과 유착하며 세력을 확장해온 결과다. 즉 국민의 선거권을 강탈한 세력의 뿌리는 친일, 친 재벌, 군사독재정권의 아류라는 판단이다.

이렇듯 그들은 철저하게 ‘우리가 남이가’식 세력이 장악한 정권으로서 박 대통령의 눈에는 오직 아버지 때부터 함께해 온 측근들만 보이며 여당 국회의원들에겐 대통령의 지시밖엔 없는 듯하다. 그것은 야권의 분열과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서 비롯된 오만이다. 지금 수 만 명의 국민이 광장에 모여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밝히고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모르쇠로 외면하고 있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진실규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군사독재시절 대통령 입만 쳐다보며 지시말씀 한마디에 국가정책을 바꿔버리던 박정희 시대나 그의 딸 박 대통령의 통치방식과 무엇이 다른가?

특히 정부를 견제하고 국정을 감시해야 할 새누리당의 태도는 4대강 부실사업을 묻지마식으로 감싸며 옹호한 정당답게 이번에도 국정원을 감싸고 있다. 국정원, 경찰청과 같은 권력기관이 막가파식으로 나가는 것은 진실보도를 외면한 언론의 보도행태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이제 야당국회의원과 40%의 국민 요구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런 치욕스런 사태가 우연이 아니라는데 더 절망하며 두렵기까지 하다.

지난날 군사정권시절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이 떠오른다. 곧 국민의 무관심과 공권력이 정권의 하수인이 됐을 때 벌어지는 말기적 현상인 것이다. 전 국정원장 원세훈은 지난 대선을 전후해서 자국민을 상대로 선거개입 한 것이 아니라 심리전쟁을 펼쳤다고 강변한다. 전쟁은 적국을 상대로 벌이는 국가적 행위이지 어찌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단 말인가?

지난 국정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밝힌 내용에 의하면 국정원은 ‘야당이 되지 않는 소리하면 강에 쳐 박으라’고 했단다. 더욱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댓글 중에 ‘저는 이번에 박근혜 찍습니다’라는 선거개입게시물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금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국정원과 공권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국민에게 있는 대통령 선택권을 침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국정원 사건은 이념과 정치성향을 떠나 민주시민이면 누구나 공분해야할 헌법적 사안으로 국정원에 빼앗긴 민주주의를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되찾아한다.

마지막으로 언론이 이런 범죄행위 감시를 외면한 결과 4대강 부실공사로 수십조의 혈세를 날려버렸다. 또 진실보도엔 침묵하며 편파보도로 일관해온 조중동 방송은 물론 KBS, MBC 등 공영방송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과 응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