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과의 여행 도중 찍은 사진들도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남편과 여행다니던 때와 달리 남편의 업무가 많아지고 아이들도 태어나면서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평소 사진에 나오는 걸 즐기지 않지만 그날은 즐겁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다.
결혼 10년차가 될 때 쯤 현대제철에 근무하게 된 남편을 따라 중명아파트에 입주했다. 순성에 자리 잡은 지도 벌써 15년이 흘렀다. 입주 당시에만 하더라도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일대는 허허벌판이었다. 순성사거리와 순성중학교를 잇는 인도도 없었던 시절이다.
순성에 자리 잡은 나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순성농협 농가주부모임을 비롯해 현재는 순성여성의용소방대 대장으로 활동 중이다. 여러 봉사활동을 아는 사람도 없이 낯설기만 했던 순성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람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라도 편안하게 대했던 내 성격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 덕분인지 중명아파트에 거주하던 현대제철 직원 가족들이 읍내동을 비롯해 송악, 송산 등으로 이사갔지만 나는 순성을 떠나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던 추억들을 접고 정든 이 지역을 떠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