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도(道)는 텅 빈 허공과 같이 두루 원만해 조금도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다. 허공은 형체가 없어 완전히 통해 있으니 걸림이 없고 수용하는데 한계가 없다.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으므로 걸림이 있을 수 없고, 어떠한 이유로도 수용 못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참되고 진실한 마음에는 근심 걱정이 없고, 항상 하는 일에 만족한다.”(승찬대사의 신심명)
이 넓은 세상에 아무리 많은 중생이 있다 해도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함에 모자람이 있을 수 없고, 허공이 아무리 넓고 깊다고 해도 내 마음보다 넓고 깊을 수 없다. 또 내 마음이 아무리 넓고 깊어도 허공보다 넓고 깊을 수 없다. 따라서 마음과 허공은 똑같다는 말씀이다.
비유하면 네 마음과 내 마음은 똑같다. 내가 원하면 너도 원하고 네가 원하면 나도 원한다. 주면 받고, 받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진리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대로 사량 분별해 미워하고 좋아하고, 순종하고 거역하고, 동행하고 역행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영원한 사랑과 영원한 순종과 영원한 동행은 없다. 시간과 인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내 앞에 다가서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라 믿은 사람이 원망과 미움과 증오를 품게 하고 순종하는 사람이라 믿은 사람이 내 영혼과 목숨을 송두리째 훔쳐가고 동행하는 사람이라 믿은 사람이 내 가업을 송두리째 망가뜨리고 빼앗아 간다.
어찌 사람과 가족 지인들만이 나를 증오하고 역순하고 역행한다 할 수 있겠는가! 내가 끝없이 집착하고 갈애하는 돈과 사랑, 명예와 권력, 기름진 산해진미와 평생을 씻고 다듬어온 내 육신도 광명정대한 내 정신도 시간이라는 세월이 나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도둑질 한다.
사람에 속고, 세월에 속고, 내 마음의 장난에 속아 울고 웃는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모든 사람을 평등심으로 대하고, 무슨 일이든 평상심을 지키고, 아무리 진귀한 것일지라도 본래 내 것이 아닌 잠시 빌려서 쓰다 놓고 가야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깨달은 사람, 지혜로운 사람, 선각자라 말 할 수 있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면 부족함도 없고, 남음도 없이 필요한 만큼 딱 맞으니 항상 기쁜 마음으로 무슨 일에도 장애가 없이 성취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그로 인해 하고자 하는 일에 부족함이나 남음이 없게 되니 항상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에 안락과 무한한 자유로움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 준다.
이것이 바로 부처의 가르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