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Manifesto)는 라틴어로 ‘선언 또는 주장’이라는 의미로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와의 약속, 즉 계약으로 공약의 목표와 이행가능성, 예산확보의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선거공약을 말한다.
국민과의 약속인 매니페스토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많은 노력을 했다. 후보를 대상으로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을 개최하고 실천가이드북을 제공했으며 입후보예정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공약은행집을 배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과연 얼마나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했으며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에 대해서는 점수를 후하게 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후보들이 당선된 이후 정책공약을 무수히 파기했지만 이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니페스토는 잘 연출된 한편의 퍼포먼스로 그치고 만다.
이철환 당진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동부화력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일에는 동부화력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공람 및 설명회 개최를 공고했다. 지난 2010년 6·4 지방선거에서 동부화력을 반대하겠다고 한 시민들과의 약속을 깨겠다고 공언함과 동시에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셈이다.
이 시장의 기자회견 전까지 당진시는 동부화력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공고를 거부함으로써 행정절차 진행을 막아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직권으로 공고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상징적인 의미만 있다.
당진시가 공람공고를 거부했음에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직권으로 공람공고를 하지 못한 이유는 최근 밀양 고압송전탑 반대 등으로 인해 민원의 대상이 될까 우려해서다.
이러한 국면을 충분히 활용하지는 못할망정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신해서 모든 부담을 떠안으며 동부화력을 위해 행정절차를 밟는 이 시장에 대해 많은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부화력 수용은 단지 석탄화력 2기에 그치지 않는다. 예정대로라면 석문, 송산, 송악을 거쳐 132개의 철탑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도 521개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인데 이 송전선로가 들어서게 된다면 당진에 전체 철탑의 20%에 달하는 철탑이 더 늘어나게 된다.
또한 이 시장의 동부화력 수용 기자회견이 끝나기 무섭게 벌써부터 올 연말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을 목적으로 현대건설에서 민자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처럼 동부화력 입주를 쉽게 수용하는 시장이라면 얼마든지 석탄화력 추가 건설을 받아들일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장은 2010년 6·4 지방선거 당시만 해도 각종 언론매체 등을 통해 동부화력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 2010년 5월19일, 당진지역 6개 시민단체와 ‘동부화력 등 석탄화력 대형화 반대’ 등이 포함된 풀뿌리 10대 민생공약 이행, 60대 좋은 공약을 협약한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6월18일 금권·비방 선거 대신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심판받겠다는 취지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당진군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체결했다.
이처럼 유권자와 약속을 하고 협약까지 체결해 놓고 이를 파기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따라서 이 시장의 소속정당인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 당진시장 공천에서 이철환 현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집권여당이자 공당인 새누리당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할 의무가 있다. 유권자와의 정책공약 협약을 공식적으로 파기한 후보자는 당연히 공천에서 배제해야 맞다. 당진지역의 정치권에도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정당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