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부산물인 수재슬래그를 운송·적재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수재슬래그 야적으로 인한 비산먼지 뿐만 아니라 침출수 유출 또한 우려하고 있다.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수재슬래그를 처리하는 삼표기초소재는 송산면 가곡리에 위치한 공장부지에 수재슬래그를 야적해 왔다. 시멘트의 원료로 쓰이는 수재슬래그는 고로에서 철을 생산할 때 발생한 불순물(슬래그)을 급랭시켜 작은 알갱이 형태로 만든 것으로, 슬래그 냉각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냉각 폐수는 강한 염기성을 띄는 등 철저한 관리를 요하는 가운데 지난 2005년 전남 광양에서도 수재슬러그 냉각 폐수를 무단방류 한 것으로 인해 문제가 인 바 있다.

주민 정진상 씨는 “지하수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수재슬래그 운반 및 야적으로 지하수에 침출수가 유입될 우려가 있다”며 “폐수를 따로 모아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운송부터 야적까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곡리 야적장은 바닥에 깔아둔 괴재슬래그(슬래그를 공기 중에 서서히 냉각시킨 자갈처럼 굵은 덩어리) 위에 수재슬래그가 적재돼 있고, 근처에는 운반 차량 등이 지나다니면서 생긴 물웅덩이가 여러 개 만들어져 있다. 한 화학교사의 도움으로 이 물의 pH농도를 측정한 결과 12.08로 나타났다. pH7(중성)을 기준으로 양잿물이 약 pH14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강한 염기성을 띄고 있는 것이다.

이 화학교사는 “pH 측정기에 약간의 오차가 있다 하더라도 12이상은 매우 강한 염기성을 뜻한다”며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 때문에 (지하수 등에 유출된다면)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삼표기초소재 관계자는 “비산먼지에 대한 민원으로 물을 뿌렸는데, 이제는 침출수 문제로 민원이 들어와 당혹스럽다”며 “주민들이 지하수를 어디에서 사용하고 있는지, 야적 현장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알려 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웅덩이에 고인 물의 pH 농도가 높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원인이 수재슬래그인지, 바닥에 깔린 괴재슬래그 때문인지는 확인해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현장에서 발견된 물이 강한 염기성을 띠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에 합당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이번 문제에 대한 취재가 시작된 이후 당진시에서는 신성대 환경연구소와 함께 토양오염검사를 실시했다.

당진시는 문제가 발견될 시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당진시청 자원순환과 자원활용팀 전경배 주무관은 “현장 확인 결과 침출수의 외부유출은 아직까지 없다”며 “업체 측으로부터 지난 16일부터 5일 동안 적재된 슬래그를 모두 반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후로도 수재슬래그를 야적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