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낯설지 않은 곳이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로 200여 명의 단원고 학생들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나며 언론에 오르내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훈의 <상록수>에 따라 지역명을 지은 상록구가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모델인 최용신은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을 이끌며 1931년 안산 본오동 천곡교회에 샘골야학당을 개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훈 선생이 필경사에서 <상록수>를 썼기 때문에 당진 사람들이 ‘상록’이란 표현에 익숙한 것처럼, 안산 사람들에게도 상록은 익숙하다.

당진의 교통이 그리 발달해 있지 않았을 무렵,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 정착했다. 특히 안산은 빠른 개발과 더불어 공단이 조성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사람들이 안산에 많이 정착하게 됐다.

14년 전인 2000년에 안산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던 향우들이 하나 둘 모여 만든게 재안산당진향우회(회장 고정현)다. 약 15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향우회는 매달 한 번씩 식사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참 좋습니다. 옛 추억도 떠오르고 향우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고향 생각이 많이 나죠.”

재안산당진향우회는 1년에 두 번 회원들과 함께 산행이나 야유회를 떠난다. 지난달 10일에는 체육대회가 계획돼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향우회원들은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여러 차례 봉사활동을 벌였다.

고정현 회장은 세월호참사에 대해 “너무나 참담하고 가슴 아픈 일이 발생했다”며 “향우회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여전히 참사 여파로 안산지역은 고요하기만 하다. 사회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회원들도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추모의 마음으로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재안산당진향우회는 지역 농산물 판매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농산물 저온보관창고 등이 부족해 사시사철 고향 농민과 안산의 소비자를 연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지만 당진 농산물을 맛본 안산시민들의 반응이 무척 뜨겁단다.

“앞으로 젊은 회원들을 영입해 활발한 향우회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지역 농산물 판매와 봉사 등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에요.”

인터뷰 고정현 회장

“교통 발달로 가까워진 고향”

“몸은 멀리 떠나 있지만 마음은 늘 고향에 있습니다. 향우회 활동을 통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타지에서 많은 위로를 얻는 것 같아요.”

순성면 본리 출신인 고정현 회장은 지난해 12월 향우회장으로 새롭게 취임했다. 그는 “요즘에는 교통 발달로 안산과 당진이 무척 가까워져 고향방문이 쉽다”며 “한보철강 부도 사태 때는 모든 회원들이 함께 가슴 아파 한 반면, 지금처럼 이렇게 고향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향우회 회원들은 항상 고향을 그리워 해요. 당진 발전과 안산 발전을 위해,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향우회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편집자주> 서울을 가려면 차로 5~6시간을 가야했고 인천은 배를 타고 가야 했던 시절, 교육환경이 열악했던 고향을 떠나 타지로 유학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지역에 정착한 출향인들은 언제나 고향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며 출향인 단체를 구성해 서로 의지하고 고향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본지는 출향인단체 탐방을 통해 출향단체의 활동소식을 전하고 지역사회와 출향사회의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