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남달랐던 것일까. 세계적인 디자인패션스쿨에 입학한 신한솔(21·부 신철석·모 정행화) 군은 어렸을 때부터 ‘멋쟁이’였다. 엄마가 입혀주는 옷보다 스스로 옷을 골라 입었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는 걸 좋아했다.

당진초, 호서중을 거쳐 지난해 당진고를 졸업한 뒤 곧장 영국에서 공부를 시작한 신한솔 군은 오는 10월 이스티튜토 마랑고니(Istituto Marangoni)라는 디자인패션스쿨에 입학한다. 1935년 개교해 80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스티튜토 마랑고니는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교가 있고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디자이너 도미니크 돌체, 프라다의 안토니오 폰타나, 베르사체의 안드레아 파기올리 등이 마랑고니 출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의류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패션과 관련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유학을 결정했죠.”

“스타일링 전공할 예정”

사실 천편일률 똑같은 모양의 교복을 입는 한국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대로 멋을 내는 건 어른들에게 ‘한 소리’ 듣기 쉽상이다. 공부는 않고 쓸 데 없는 짓을 하는 정도로 여겨지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솔 군이 패션에 관심을 갖고, ‘멋’을 꿈으로 이어갈 수 있었던 건 그의 꿈을 늘 지지하고 지원해 준 부모님 덕분이다. 학비며 생활비를 걱정하던 아들에게 오히려 먼저 유학을 권한 건 아버지였다.

신한솔 군은 “(자녀들의) 선택에 대해 부모님은 늘 존중해 주는 편”이라며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직업을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신한솔 군은 학교에서 스타일링을 전공할 생각이다. 디자인이 옷을 창조하는 것이라면, 스타일링은 옷을 패션아이템이나 컨셉, 상황, 배경 등에 맞게 매치하는 것을 뜻한다.

어학 공부와 패션스쿨 기초 과정을 수강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잠시 한국에 들어온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머나먼 타국에서 산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테지만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다. 붙임성이 좋아서 어딜 가도 잘 살 거라며 너스레를 떨 정도다.

한국음식 직접 만들어 먹기도

영국에 있을 때는 물론 한국이 그립기도 하고,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모인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며 한국에서는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삶을 살아 가고 있는 게 즐겁다.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리 그 나라 음식이 입에 맞아도 한국음식이 생각난다. 그럴 때면 직접 재료를 사다 음식을 해 먹기도 한다고.

“중학생 때는 요리사가 꿈이었어요. 가끔은 엄마가 해준 것보다 제가 한 음식이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하하하~ 아, 이거 엄마가 알면 안되는데….”

어디서나 당차고 씩씩한 신한솔 군에게도 고민거리가 있다.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군입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창 공부할 시기에 배움을 중단하고 군복무를 해야 한다는 게 걱정스럽긴 하지만 “남들 다 하는 건데 괜찮다”며 나름 몇 년 간의 계획을 머릿속에 담아 두고 있다.

신한솔 군은 “우선 입학 후 1년 동안 공부를 하고 군에 입대할 생각”이라며 “그동안 익힌 언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카투사를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스무 살 티가 나는 앳된 청년은 모든 게 서투르지만 몸으로 부딪히고 체험하면서 청춘의 푸른 날을 꿈꾼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그는 내일을 향해 새로운 세계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