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으로 나라의 흥망성쇠를 책임져야 할 기득권 세력들의 부정부패가 대한민국의 치부로 드러났다. 이 땅의 민심이 흔들리고 더 나아가 세상의 조롱거리가 돼버린 이 시기에 6.4지방선거는 유권자뿐만 아니라 후보자들에게도 적잖은 부담감을 줬을 것이다.

후보자들은 어떤 공약을 내세워야 할지, 유권자들은 누구를 뽑아야 할지 무거운 마음의 짐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바른 유권자의 모습으로 서고자, 정말 쓰임 받을 사람을 보는 안목을 갖고자 하는 마음으로 당진시장 후보자 토론회에 갔을 때, 내가 후보자를 안다고 해서 다 감싸지 말고, 정확한 유권자의 눈으로 바라보기 위해 앉을 자리 하나까지도 분별해 앉고자 고심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분을 사용하실까? 그래, 가장 기본에 충실한 사람, 너무 앞서 나가지 않고 어떤 난처한 질문을 받아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더라도 인정할 줄 아는 사람, 가야 할 때와 멈춰서야 할 때를 아는 사람 등의 기준을 두고 바라보는 가운데 무엇보다 표를 의식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기도 흔적이 남아있는 본 교회를 섬길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나머지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의로운 자로 세워주시겠지.’

도지사 또한 그런 기준으로 바라보았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벽보 속에 비춰진 후보자들 중 웃고 있으나 호탕하게 웃지 못하고 어딘지 모르게 근심이 눈에 꽉 차 있던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토론장에서 누군가의 질문에 아는 지식을 최대한 뽐내며 거창한 말로 꾸며내지 않고, 마을을 순회할 때 마을 주민들의 입에서 나온 그 한마디를 기억했다가 토론장에서 그 말을 꺼낼 줄 아는, 낮은 자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선한 눈을 갖고 있던 그 사람을 잊을 수가 없었다.

시의원 역시 늘 마음이 무거운 자리다. 어찌 보면 시민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후보자를 도울 수 있었으나 도울 수 없었던 내 미안함이 도리어 감사함으로 바뀌게 된 것은 한 사람에게서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그의 마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 다투어 이 시대의 참사를 이용해 표를 의식하는 자들의 거슬리는 행동 속에서 그의 행동은 나의 근심을 덜게 했다. 새벽까지 그 참사의 현장을 보며 눈물 흘리느라 잠을 설쳤다며 애달픈 아비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떨면서 말하던 그의 말에 근심이 사라졌다.

선거를 몇 주 앞두고 있었을 때 “무조건 찍기 보다 후보자의 자료를 꼼꼼히 살펴 그 자리에 합당한 인물인지 파악하고 유권자의 권리로써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라”는 목사님의 조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교육감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바로 내 자녀들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 받은 홍보자료를 꼼꼼히 체크했다. 핵심적으로 살폈던 사항은 교육에 전문가인지 보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교편을 잡았던 두 후보를 최종적으로 지목했고, 그 둘 중에 가장 기본에 충실한 사람을 보기 위해 자료를 살폈다. 특목고를 설치한다던지, 특출한 소수의 아이들을 키워가겠다는 공약으로 소수의 인재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 보다는 불특정 평범한 다수의 학생들에게 안전한 학교, 왕따 없는 학교를 실천사항으로 내세우는 그 진실성과 기본 됨됨이에 이끌렸다.

나는 이런 지도자를 꿈꾼다. 첫째, 손이 깨끗해 선한 양심이 살아 있는 공의롭고 정의로운 리더. 둘째, 기본에 충실하되 다른 이 보다 더 큰 것을 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안목을 지닌 리더. 셋째, 더 큰 미래의 포부를 갖고 있으나 가장 현실적인 방향을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지혜롭고 현명한 리더. 넷째, 현재의 문제점을 바로 알고 더불어 자신을 돌아보고 시정할 수 있는 명철함과 겸손함을 겸비한 리더. 다섯째, 소외된 자 없이 다 같이 하나 됨을 선포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춘 온유한 리더. 여섯째, 현재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이 시대에 기수가 되어 신뢰를 선포하는 리더. 일곱째, 과거의 교훈을 바탕으로 오늘을 감지하는 탁월한 안목으로 내일을 바라보며 희망을 선포할 수 있는 리더.

하나님은 이들의 손을 들어주셨고, 시민의 마음도 이들에게 향했다. 하지만 믿어준 모든 유권자에 대한 감사를 표현함에 있어서 어떠한 불법적인 사례나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후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깨끗한 시정·도정·교육 정책을 펼쳐가길 소망한다. 당선자들은 우리들이 건네준 ‘신뢰’에 대해 ‘확신’을 안겨 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