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로 일컫는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우리나라 교육을 극찬하고 있다. 한국 학부모의 교육열을 자주 인용하면서 미국 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제도를 본받고자 하는 것은 교육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변별력을 우선시 하는 교육정책, 즉 수월성 교육이다. 보편적 공교육은 학생들의 개인적인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민 또는 사회인으로서 갖춰야할 기초적인 지식과 교양을 기르는 것이 보편적 교육이라면 수월성 교육은 탁월한 재능을 지닌 학생들이 그 능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2008년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교육체제의 자율화, 다양화를 목표로 하는 교육정책을 펼치며 수월성 교육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기존에 설치된 특수목적고등학교와 2010년부터 도입한 자율형사립고등학교를 설치해 운영했다. 특수목적고등학교는 과학·외국어·예체능·국제 분야 등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창의성을 계발할 목적으로 영재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한편 자율형사립고등학교는 학교의 건학이념에 따라 교육과정, 학사운영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학교별로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과정을 실시하는 고등학교다.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일반고라는 고등학교 체제가 틀을 갖춘 지 5년이 지났다. 이러한 고교 체제는 과반수 국민의 지지로 탄생한 이명박 정권이 결정한 것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이 서울특별시, 경기도를 비롯해서 대거 당선됐다. 진보 교육감들은 선거공약으로 자율형사립고등학교를 재검토 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자율형사립고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지정을 점진적으로 취소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 14개 학교 중 8개교가 기준점수에 미달해 교육부 협의와 청문을 거쳐 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어서 특수목적고도 운영평가를 거쳐 같은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올해 지정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서울시는 교육부가 반대하더라도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학생 교육을 놓고 교육당국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진보교육감들은 보편적 교육을 모델로 하는 혁신학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09년에 경기도에서 문을 연 혁신학교가 현재 6개 시·도교육청에서 600여 개 초·중·고교가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는 ‘지식 중심의 경쟁적인 교실’을 ‘소통과 협력으로 꿈을 이뤄가는 교실’로 바꾸자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출범 5년을 맞는 혁신학교가 토론식 수업·프로젝트형 수업·창의적 교실·교사들의 학습연구 모임·학생자치·학부모 참여 등의 교육 키워드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경쟁교육을 앞세운 보수성향의 교육감들은 학업성취 면에서 뚜렷한 성과도 없이 막대한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2014학년도 혁신학교의 수능 국·영·수 표준점수가 전체 평균보다 8점이 낮은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가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혁신학교에는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일반학교에 비해 많다는 의미다.
교육은 목표가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선진 교육방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나타내는 학력이 저평가된다면 성공한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학부모·교사다. 개인 성향에 좌지우지되는 교육정책에 교육현장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