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에 함께한 사람들

△바르게살기운동 당진시협의회 김미자 사무국장 △공익재단법인 지속가능상생재단 이은화 사무국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당진시협의회 임기향 행정실장 △당진환경운동연합 박은정 사무차장 △(사)충남장애인부모회 당진지회 조경숙 직원 △한국자유총연맹 당진시지부 박미영 총무담당 △당진YMCA 정혜영 사무간사

크고 작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수의 여성들이 실무자로 근무하고 있다. 단체들의 활동에 비해 이들의 존재가 전면에 부각되지는 않지만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무자로서 단체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이들은 적은 급여와 광범위한 업무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공통적으로 일을 하며 얻는 ‘보람’과 ‘만족감’을 단체 일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번 호에서는 직장생활과 시민·사회단체활동 그리고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그들이 가진 생각과 고민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단체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는가?

(사)충남장애인부모회 조경숙 씨 :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은 각자가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기 힘들다. 이러한 부모들이 모인 곳이 장애인부모회다. 나는 이곳에서 사무업무를 보고 있으며 주말에는 장애아동 활동 프로그램에 격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속가능상생재단 이은화 사무국장 : 2010년 현대제철에서 나오는 슬래그를 처리하는 업체가 당진에 생기면서 상생재단이 출범했다.이 지원금을 통해 지역에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 혼자 상근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사업을 총괄 운영한다.

당진환경운동연합 박은정 사무차장 : 환경오염이 심각한 당진에서 환경을 위하는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570명의 회원을 관리하고 소식지를 만들며 청소년·유아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맡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 당진시협의회 김미자 사무국장 : 바르게살기운동은 이전에 사회정화위원회로 활동해 온 단체다. ‘바르게 살기’ 위한 단체로 나는 사업 기획부터 모든 것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당진시협의회 임기향 행정실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대통령 자문 직속기관이다. 현재 당진에는 51명의 자문위원이 있으며 나는 행정실장으로서 모든 사업을 총괄 담당하고 있다.

한국자유총연맹 당진시지부 박미영 총무 : 국가안보에 대해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교육하는 단체다. 요즘에는 안보교육보다는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는 총무담당으로 교육 강사 섭외, 업무보고, 서류 작업 등을 한다.

당진YMCA 정혜영 사무간사 : 주로 회원과 회비를 관리한다. 또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관리하며 사무총장과 함께 청소년·성인 교육을 위한 사업을 계획한다. 주로 내부에서 재정관리를 맡고 있다.

일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한다면 10점 만점 중에 몇 점을 줄 수 있는가?

조경숙 : 7점을 주겠다. 장애아동 부모들의 회원비로 운영되다 보니 재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박은정 : 8점.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며 100% 만족하기는 어렵다. 이쪽은 재정의 어려움과 더불어 인력 부족으로 업무가 폭주한다. 또 여러 시민단체가 함께 업무를 하는 일이 많아 저녁에 회의나 행사가 많은 편이다. 이번 주에도 저녁에 집에서 밥을 먹은 적이 없을 정도다.

김미자 : 7점이다. 업무적인 면에 있어서는 8점을 주고 싶지만 급여에서 6점을 주겠다.

박미영 : 한 8점 정도. 다른 일을 하면 봉사할 일을 따로 찾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봉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곳은 앉아 있어도 봉사할 일이 들어온다. 업무 스트레스나 외근, 출장이 잦아 일하기 힘든 점도 있지만 봉사 활동을 하며 보람을 얻는다.

임기향 : 9점. 일도 재밌고 보통의 회사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곳에서는 겪은 적이 없다.

정혜영 : 급여 부분을 제외하면 9점. 다른 직장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시간도 9시 30분 출근해서 4시 30분 퇴근으로 업무시간도 만족스럽다.

보통의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사회단체에서 일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면?

조경숙 : 극과 극이다. 전에 일했던 금융기관은 급여와 복지 등에 있어서 조건이 좋았다. 하지만 금융계는 급변하는 세태에 적응해야 하고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를 양육하면서 일을 병행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곳은 아이를 돌보면서 일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박미영 : 전에는 학원 강사였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야 했다. 육아와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뒀다. 지금은 급여는 적더라도 육아문제에 있어 걱정이 덜 된다.

조경숙 : 맞다. 이 일을 할수록 보람이 생긴다. 전에는 사무적인 것만 했는데 지금은 눈치도 덜 보고 시간적인 부분에서 여유가 생겼다.

박은정 : 저녁시간에 일이 잦은 편임에도 시간외 수당이라던가 야근 수당이 없기 때문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본다.

임기향 :  나 스스로가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또한 민주평통 특성상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만나다 보니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다. 젊었을 때 있었던 직장보다 이곳에서 일하면 견문의 폭이나 인맥이 넓어지는 것 같다.

단체의 업무 특성 상 생긴 에피소드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박은정 : 종이컵 하나를 쓰려고 하면 “환경단체에서 일 하는데 써도 되냐”고 말할 때가 있다.

김미자 : 나도 그렇다.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단체 특성 때문에 무단횡단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정혜영 : YMCA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을 해서 재원의 어려움이 많다. 사무총장님의 의욕과 자부심이 크더라도 재정이 어려워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제약이 많다.

박미영 : 자유총연맹 단체에 대한 호응도가 낮은 편이라서 교육을 하고 싶어도 원하는 곳이 적다.

사회단체 일을 하다보면 보통의 직장 생활과 달리 지역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기회가 많을 것 같다. 당진에 살면서 불편한 점이나 바뀌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이은화 : 당진에 온 지 15년이 됐는데 처음 당진에 와서 아이들이 밤에 아파도 갈 병원이 없어 곤란한 적이 많았다. 병원이나 학교 등의 인프라가 부족하다.

정혜영 : 원도심 쪽 시내권에는 전보다 사람이 적다. 등하교 시간 외에는 평일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임기향 : 전체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다. 당진에서만 살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불편함을 많이 느낄 것이다. 또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의식도 많이 향상돼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으로서 사회단체 업무를 보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박은정 : ‘간사’라고 하면 커피를 타고 심부름과 잡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있다. 우린 그런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남성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김미자 : 힘을 써야 하는 일이 많다. 팔뚝이 두꺼워 진 것 같다. (웃음)

사회인으로써 앞으로 꿈이 있다면?

박은정 : 환경 쪽 일을 하다 보니 기업하고 싸울 일이 많았다. 또 일이 잘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도 많고 몇 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것들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당진은 대기오염 전국 1위다. 아이를 가진 부모로써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 그런 일을 하고 싶다.

일을 하기까지 집에서 반대는 없었나?

이은화 : 돈 벌어오는데 반대가 있을 리가 있나. 이젠 애들도 크니 오히려 돈 벌어오라고 밀어준다.

조경숙 : 처음엔 남편이 ‘아이 때문에 다니던 직장 그만뒀으면서 왜 다시 일하냐’고 한적도 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한 뒤 주말에 근무하는 것도 탐탁지 않게 여기며 잔소리도 했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도 장애인부모회에서 같이 봉사하고 활동하면서 이제는 자처해주는 편이다.

박은정 : 오히려 가족에게 미안하다. 나 같은 경우는 아이가 6살 때부터 일을 시작해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이다. 맞벌이다 보니 저녁에 회의할 때 아이를 데리고 와서 컴퓨터를 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더 신경써주지 못해 미안하다.

남편과 육아 및 살림을 분담하는가?

박미영 : 친정이 근처다 보니 친정에서 많이 도와준다.

정혜영 : 남편에게 “이것 좀 해달라”고 시켜야 한다. 1년 전부터 시키니 이제는 조금씩 가사를 돕는 편이다. 남편이 착해서 그런 것 같다.

임기향 : 남성들의 성향 차이인 것 같다. 우리 남편은 집에 오면 밥 먹고 리모컨부터 찾는다. 하지만 사무실에 오는 젊은 남성분들하고 이야기 하면 가사분담을 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기기도 한다.

박은정 : 남자들은 시키기 전에 알아서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뭔가를 시키면 치사해 보이는 것 같고, 왠지 서운하다.

맞벌이 여성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이은화 : 요즘은 맞벌이가 추세다. 또 집에만 있으면 화장 한 번 안하고 있는데 직장을 나오니 가꾸지 않는가. 하지만 육아에서 한계를 느낀다. 아무래도 육아를 여성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큰데 일을 하니 아이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박미영 : 2~3년간 일을 안 하고 집에 있었다. 일을 그만두기 전에는 그 기간이 행복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행복한 기간은 짧더라. 일을 하지 않는 하루하루가 지루했다. 지금은 직장이 생겨서 기쁘고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오히려 집에만 있을 때가 건강이 더 안 좋았다.

김미자 : 아이가 초등학생 때까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돈을 벌어도 급여가 많지 않다보니 대부분의 수입을 자기 치장이나 아이들 학원비로 쓰게 된다.

임기향 : 개인적으로 부모로써 아이를 잘 돌봤으면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 또 요즘에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많지만 경력단절 여성들에 대한 제도나 남성들의 의식은 세대를 따라가지 못한다. 탁아·육아에 대해 현실적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필요하다.

박은정 : 평등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여자와 남자가 아닌 ‘같이’ 일하는 것으로 인식돼야 한다.

오늘의 좌담회 후기를 말해 달라

이은화 : 이 자리를 통해 자유총연맹이나 민주평통 등이 어떤 일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한다.

박은정 : 이런 자리를 통해 여성활동가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미자 : 환경운동연합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며 환경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자주 만나면 좋을 것 같다.

임기향 실장 : 분야별로 완전히 다른 업무를 맡고 있지만 유기적으로 상호 협조하며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들인 것 같다.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박미영 총무 : 정식 명칭을 처음 듣는 단체도 있었다. 이런 자리를 통해 개선돼야 할 점이 한 목소리로 모아져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한다.

정혜영 : 이 자리를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막상 나와 보니 반갑고,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조경숙 : 타 단체에 대해 폭 넓게 아는 시간이 없었는데 이 자리를 통해 만나고, 알게 된 것 같아 좋다. 위안을 얻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