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시대 인조5년 정묘호란이 발발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에 영의정은 윤방이었는데 1627년 1월 중순 후금의 아민이 이끄는 3만 오랑캐 주력부대가 남진하고 있을 때 평안감사 윤선은 적과 맞서 싸울 궁리는 않은 채 도망가고 말았다. 그는 영의정 윤방의 친동생이었다. 조정에서는 도주한 평안감사의 직무유기를 놓고 처벌여론이 일었는데 놀랍게도 이때 윤방은 가장 강하게 아우 윤선의 논죄를 청하고 나섰다.

임금과 대소 신료들은 이런 강청에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웠는데 조정은 날로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윤선의 논죄를 뒤로 미루고 강화도로 몽진했지만 윤방은 틈만 나면 아우의 논죄를 주청했다. 공직에 있는 자가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결국 윤선은 강화도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목이 잘려 장대에 매달리는 효수형으로 처단된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 고위직에 있던 윤방은 아우를 살리려했으면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공직에 있으면서 임무를 소홀히 한 친아우를 처형해 공직자들에게 혈육의 정보다 법 집행에 있어 공과 사의 엄중함을 모범으로 보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2. 지난 8월초 중국에서 마약사범으로 2012년 구속된 한국인 3명이 며칠 사이에 사형됐다. 중국형법은 아편 1kg이상, 필로폰, 헤로인은 50g 이상 밀수·판매·운반·제조한 경우 15년 이상 유기징역, 무기징역 또는 사형, 재산을 몰수토록 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구속돼 있는 150여 명의 한국인들 중 80여 명이 마약사범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사형집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마약사범에 강력히 법 집행을 하는 것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을 벌였던 아픈 역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결연한 법 집행은 마약과 관련한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강력한 법 집행에 반해 지난해 4월 수원에서 길 가던 2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하고 시신을 350여 조각내는 사건을 저지른 중국인 오원춘이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항고심(수원지법 형사11부 이모 부장판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현재 국민혈세를 축내며 복역하고 있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1993년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이 안 되고 있는 사형수가 8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에서는 성폭행 후 살해, 존속살해, 살해 후 암매장 등 비인간적 범죄들이 대다수다. 인권선진국으로 자부하는 미국도 사형을 집행하는 주가 많은데 우린 어줍은 인권국가를 표방하는 것이 아닌지 재고해야 할 것이다.

3. 중국어선이 수백 척씩 선단을 이뤄 우리해역에서 싹쓸이 불법어업을 하고 있어도 솜방망이 처벌로 불법어업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어족자원의 씨가 마를 지경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의 눈치를 보며 강력한 처벌을 하지 못하는 것에 반해 중국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법하는 타국 어선은 간첩죄로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어 감히 접근조차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 방위사업청이 ‘비리사업청’이라고 지탄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연간은 36조 원(전체예산의 14,4%)에 이르러 천문학적 국민혈세를 사용하는데 방사청이 군피아 양성소가 돼 적을 이롭게 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부패고리를 반드시 척결해야 할 것이다. ‘방사청 비리 합동수사단’이 발족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대기업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상품가격, 건설비리 담합으로 인해 수조원의 피해가 발생해도 국민의 법 감정과 유리된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한다면 정의사회 구현은 한낱 구호에 불과하고 정부를 불신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사법부는 인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