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뿌리 공예를 할 때 죽은 나무만 써요. 죽은 물체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일은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또 주변 반응이 좋으니 더 신나죠.”
이홍열(송악읍 중흥리·63) 공예가는 어느 날 지인이 “나무뿌리를 구하러 가자”는 부탁을 듣고 길을 나섰다가 우연히 뿌리공예 전시를 보게됐다. 그 순간 머리에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이홍열 공예가는 취미생활로 뿌리공예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만든 그의 작품은 이미 주변사람들로부터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농업과 공예, 두 가지를 함께하면서 바쁘긴 하지만 각각의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는 “농한기에는 뿌리공예 작품을 준비하고 농번기에는 농사를 짓는다”며 “농한기에 만든 작품들이 꽤 많아졌다”고 말했다.
대부분 뿌리공예라고 하면 나무로 된 커다란 테이블이나 의자 등을 생각하지만 이 공예가의 작품은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솟대나 새를 주제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전엔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솟대 경연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얻으며 솟대나 새와 관련된 작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또 입소문이 퍼지면서 KBS, MBC 등에서 취재요청이 들어와 TV에 나오기도 했다. 그 덕에 이 공예가에게 관심을 갖고 강원도 양양에서 나무를 보내주는 팬이 생기기도 했다.
“그 분이 저한테 나무뿌리를 보내주시면 저는 농산물들을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이전엔 직접 작업실에 방문해 작품들을 보고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어요.”
이 공예가의 공예재료인 죽은 나무는 험한 산에서 많이 나는데 당진의 나무들은 곧게 잘 자라 옹이 지고 굴곡진 나무를 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는 눈이 녹는 2~3월 경 타 지역으로 나무를 채취하러 다닌다.
그는 작업을 할 때 손으로 사용하는 그라인더에 사포날을 끼운 도구를 사용한다. 처음 뿌리공예를 접했을 때 어깨너머로 본 도구였고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처음 그라인더를 사용할 때 손을 다치진 않을까 무섭기도 했다”며 “또 작업 중에 먼지가 많이 발생해서 이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뿌리공예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맺었어요. 제 작품을 보면서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 또한 행복합니다. 또 지역에 나무뿌리 공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어요.”
■이홍열 공예가 : 010-9559-8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