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소년기 성장 과정에서 많은 은사님들은 ‘Time is gold(시간은 금이다)’라는 숙어를 강조하시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시간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나중에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침을 주시곤 했다.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시간에 쫒기며 바쁘게 살고 있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망각하고 사는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요즈음은 ‘Time is gold’라는 말보다는 ‘골든 타임(Golden time)’이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더욱 가슴 깊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골든 타임이란 방송에서 사용하던 일본의 조어(造語)로 방송계에서 시청률이 가장 치솟는 시간대인 매일 저녁 7시에서 밤 10시 사이의 시간대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영어로는 ‘프라임 타임(Prime time)’이라고도 한다.
또한 의학에서는 병원에서 생(生)과 사(死)를 오가며 환자의 목숨을 다투는 중요한 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응급 외상 환자의 경우 1시간, 뇌졸중 발병 환자는 3시간 화재 발생의 경우에는 불이 붙은 최초의 5분이 매우 중요한 시간으로, 이 때가 생명의 위협과 위기를 막아낼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많은 사건·사고들을 바라보면서 현장에서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사람들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해 망연자실했던 뼈아픈 경험들이 한 두 번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봄을 알리는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봄을 재촉했던 단비가 내릴 쯤이던 작년 4월. 모든 국민들을 슬픔의 도가니로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을 비롯해 5월 26일에는 고양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어 5월 28일에는 전남 장성요양병원에서 화재가, 10월 17일에는 판교 지하철 환풍구가 붕괴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올해 1월 11일에는 의정부 아파트에서 3월 26일에는 강화 글램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는 국민의 목숨을 담보 삼아 규제를 완화하고 민영화를 명목으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무고한 인명과 재산을 빼앗긴 망연자실한 사고였다. 지금까지 발생한 대형 참사들에 대한 정부의 대처 능력과 처방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신뢰감을 줄 수 없는 행정에 대한 불신만 깊어져 갔다.
사고가 발생되면 정부는 재빠르게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지만, 실상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으로 사후 처방과 대책 뿐이었으며,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책임자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또한 일정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조차 멀어지는 현상들이 수없이 반복돼 왔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희생을 담보로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주사를 여러 차례 맞았다. 오히려 이 예방주사가 독(毒)이 되어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져서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모습으로 우리들 삶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어느덧 세월호의 침몰 참사 1주기가 다가온다. 이는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과 무능함을 전 세계에 알렸던 기억하기 싫은 치욕스러운 날로, 우리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우고 싶은 날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후진국형의 대형 참사인 세월호의 침몰 참사가 준 많은 교훈들을 우리들은 너무 빨리 잊고 살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게 기다렸던 시간들, 그냥 좌절하며 무방비하게 허비했던 시간들…. 아! 골든 타임….
아직도 해결해야할 산적한 과제들을 가득 않고서 맞이하는 세월호의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무고한 희생을 당한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의 한 맺힌 절규의 소리와 함께 전 국민이 공분하고 공감했던 골든타임의 귀중한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