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지방자치를 시행한지 21년이 되었다.

민선6기 당진시 자치단체장인 김홍장 시장은 특히 지방자치를 강조한다. 김홍장 시장의 민선6기 공약의 핵심은 당진시의 지방자치와 주민자치의 실현이다. 즉 중앙정부로부터의 당진시의 지방자치 실현과 당진시로부터 각 읍·면·동이 각 지역에 맞는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를 문화자치와 비교해 그 중요성과 가치를 언급하고자 한다. 문화예술행정에서는 문화자치 문제를 끊임없이 주장해왔고, 문화자치가 문화정책 추진의 명제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화정책 중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라는 게 있다. 이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문화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공공 예술지원정책의 기준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1945년 영국이 대영예술위원회(ACGB)를 창설하면서 정치와 관료 조직으로부터 예술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원칙이다. 영국은 공적 지원을 빌미로 정부가 의도하는 예술을 강요하는 관료적 간섭에서 벗어나서 예술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이 팔길이원칙의 추진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 중앙정부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고, 지방정부의 문화재단이다.

과거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이 관 주도로 이뤄진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예술의 현장성과 전문성 결여, 그리고 행정편의식 운영방식을 질타하는 비판이 일었고, 민간주도의 정책추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방분권시대를 맞으면서 문화정책의 추진이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넘어갔다. 시에서 직접 추진하던 문화예술사업을 민간예술단체에 위탁하여 추진한 것이다. 그런데 그 대안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행정력의 한계로 방임적 사업추진 과정과 예산 집행의 문제가 발생했고, 집행부와 소외된 그룹 간에 파벌문제도 발생하였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민관협치’였다.

팔길이 원칙은 정부나 관료의 간섭으로부터 독립과 자율의 위상을 갖추자는 것이지만 이 시스템이 정착되려면 민간 영역의 전문적 공정성과 합리성과 객관성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임이 되기 때문이다. 흔히 정부의 관료성과 비전문성과 비효율성을 지적하면서 민간체계의 책임성과 파별성은 간과하는 경향도 있다.

당진시의 주민자치도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당진시의 주민자치가 성공하려면 관이 팔길이 원칙에 충실해야 하지만, 민간에서도 공정성·합리성·객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민이 관과 함께 추진하려는 민관협치, 곧 거버넌스(governance)가 중요하다. 관과 민의 관계가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간섭에서 자율로, 배재에서 소통으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협치하려는 태도, 이는 문화정책에서 관 주도와 민간 주도를 각각 경험한 후에 얻은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