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에서나 신도심 개발로 인한 도시 확장으로 원도심이 생겨났습니다. 처음에는 ‘구도심’이라 불렀지만, 신도심과 대비해 낡은 지역, 낙후된 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주는 용어이기 때문에 원도심이라는 용어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도시가 형성되면서 원래 도심의 중심을 이루었던 곳이라는 의미죠.

그럼 왜 원도심이 중요할까요? 도시 확장과 함께 개발된 신도심으로 상권이 옮겨가고, 원도심은 사람이 찾지 않는 슬럼화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원도심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고, 낙후된 지역이 아닌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지역으로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으로 ‘구도심’이 아닌 ‘원도심’의 의미를 찾게 된 것입니다.

원도심은 그 도시의 형성시기부터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곧 도시문화의 정체성 중 일부분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인 것입니다. 원도심은 경제적 활성화와 도시발전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활성화시켜야 하는 현실적 측면이 있고,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간직한 곳이라는 가치의 측면도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원도심 개발사업이 아닌 재생사업으로 가야하는 이유입니다. 경제적 측면 때문에 개발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도시의 문화적 원형을 간직한 곳, 그 원형을 보존하면서 현대화와 활성화를 추구해야하기에 재생사업으로 가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꼭 전제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대비해 추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의 낙후 지역에 사는 저소득층을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대체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소규모 점포와 인디문화가 거대 상업자본과 상업문화로 대체되는 의미로 쓰입니다. 곧 원도심에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모인 예술인과 문화 관련 점포들이 도시재생사업에 의해 활성화된 후 비싸진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그 지역을 떠나게 된다는 뜻입니다.

문화예술을 통한 사업은 도시재생사업의 방향 중의 하나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예술인들이 창작활동과 문화 관련 소규모 점포들이 활성화 하는 거점지역으로, 문화적 원형보존과 사람이 모이는 문화거리로 변모하는 것입니다. 슬럼화에서 문화적 가치와 창의성이 살아 숨 쉬는 장소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도심 활성화로 원주민과 활성화를 이룬 주체는 떠나가고, 상업자본에 의한 외부객체가 들어옵니다. 도시재생의 결과는 문화적 원형의 가치도 잃어버리고, 상업자본의 안착만 남게 됩니다. 개발방식과 다를 게 없게 되는 것이죠.

그럼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려면 어떤 대안을 가져야 할까요? 재생사업을 추진할 때 시에서 자그마한 공간이라도 거점문화공간을 일정부분 확보하는 것입니다. 거점문화공간은 상업자본의 영향력과 그 관계망을 흐트러트리고 원도심의 문화적 원형가치와 창의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모이게 하는 것이 문화이고, 문화는 벨트를 구축해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