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협동조합법(선거법) 위반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면천농협 이길조 조합장에 대한 공판에서 소속 직원들이 지시에 따라 매년 수십 명의 조합원들에게 명절 때마다 쌀 10kg씩을 돌렸다고 증언했다.

이 조합장의 변호인은 선거용이 아닌 면천농협 발전을 위해 애쓴 사람들에게 선물로 전달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지난 3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형사부)에서 열린 이 조합장에 대한 2차 공판은 증인으로 나선 2명의 면천농협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주된 공방이었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선 면천농협 직원 A씨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명절 때마다 최소 8~10차례에 걸쳐 소속 조합원 30여 명에게 당진에서 생산된 10kg짜리 쌀 1포대씩을 직접 배달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이 조합장이 쌀을 배달할 명단을 건넸고, 이 조합장의 자택에 있는 개인 창고에 보관된 쌀을 꺼내 혼자서 배달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쌀을 배달한 30여 명 중 20명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배달하다 보니 이름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인인 면천농협 직원 B씨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명절 때마다 이 조합장의 지시에 따라 최소 4차례에 걸쳐 소속 조합원 20여 명에게 직접 10kg짜리 쌀 1포대씩을 배달했다”고 진술했다. 쌀을 전달받은 장소와 전달 방식은 A직원과 같았다.

반면 이 조합장은 앞서 선거법에 저촉하지 않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명절에는 쌀을 전달한 게 맞지만, 이후에는 선거법에 저촉돼 쌀 배달을 지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A씨와 B씨의 증언에 대해서도 “2010년 이전 배달한 쌀을 2010년 이후 배달한 것으로 배달 시기를 착각하고 있거나 모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공판에서도 이 조합장의 변호인은 이 조합장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애를 썼다. 이 조합장의 변호인은 증인들에게 “이 조합장이 쌀을 전달한 사람들은 대부분 면천농협 발전을 위해 애쓴 사람들”이라며 “조합장 선거에 대비해 전달한 것이 아니라 농협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조합장으로서 선물용으로 준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또 “불법 선거용으로 줬다면 직원들을 공개적으로 불러 지시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조합장이 지난 2010년 조합장 선거 당시 마지막 출마라는 견해를 밝혀 지난 3월 조합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지난 조합장 선거에도 면천농협이 어려워 주변의 권유로 출마하게 됐다”는 논리를 폈다.

이 조합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열린다. 이날 공판에서는 5명의 증인에 대한 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한편 이 조합장은 지난 3월 조합장 선거를 앞둔 수년 동안 매년 설과 추석 명절 때마다 소속 조합원 수십여 명에게 해당 농협RPC 쌀 수백kg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