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지시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8번째며, 충남에서는 서천 한산모시에 이어 2번째다. 또한 공동등재로는 매사냥에 이어 2번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들과 함께 공동등재를 주도한 첫 사례로서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10차 정부간위원회에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물론 국내 6개 보존단체, 해외 3개국과 함께 한 ‘줄다리기 의례와 놀이’ 등재는 기지시줄다리기 단독등재는 아니지만, 모두 다 함께 하는 줄다리기의 특성과 장점을 살린, 단독등재보다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당진시는 2012년부터 주도적으로 이번 등재를 추진해왔기에,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수년에 걸쳐 줄다리기 전문 박물관을 개관하고, 두 차례의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3개국 현황조사를 주도하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승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왔던 보존회와 그동안 무형유산을 잘 지켜왔던 지역주민들의 도움이 컸다.
유네스코에 등재되면 무엇이 바뀔까? 등재가 된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인 문화유산 그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굳이 혜택이라면 유네스코 등재를 통한 국내와 세계적인 홍보효과, 공동 등재국과 국내 줄다리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조사를 통한 줄다리기박물관의 활성화, 줄다리기 관련 사업 추진시 국·도비 예산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지역의 줄다리기가 유네스코라는 세계적인 무형유산에 등재되며, 우리 지역의 이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은 자명하다. 우리 내부에서도 줄다리기라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 확립 및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시에서도 유네스코 등재 이후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 우선 내년 중국 단동시와의 교류와 남북한 통일줄다리기 추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에서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각국, 각 지역의 줄다리기의 기획전시를 비롯해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교류를 통해 ‘줄다리기의 메카’로서 당진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등재까지의 과정도 험난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 또한 수월치는 않다. 많은 지역에서 유네스코가 등재된 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재 유네스코 등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지시줄다리기를 충분히 알리고, 활용하되 등재를 위해 준비했던 지속적인 연구와 교류, 자료조사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 중심에는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이 있다. 등재 과정에서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의 다양한 활동이 부각되지 않았다면, 등재를 장담할 수 없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 당나라의 명재상이었던 위징은 당 태종 이세민과의 대화에서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創業易守成難)”고 말했다.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로, 논쟁의 관점만 다를 뿐, 오늘날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기지시줄다리기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고 우리 지역의 큰 경사다. 재차 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앞으로가 중요하다.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공동체의 단결, 화합의 가치를 지켜나가고 줄다리기 전승과 활성화에도 기여할 연계 사업 추진은 더욱 중요하다. 창업뿐만이 아니라 수성에 있어서도 유네스코 등재 문화재 중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등재를 통한 실질적 혜택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보존단체와 지자체, 지역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