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따라, 조각하는 기법에 따라 작품은 완전히 달라진다. 목우 권오곤 목조각가는 투박한 손으로 나무에 새 숨결을 불어 넣는다. 향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참죽나무…. 그의 작품 수는 나무의 종류만큼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우연, 인생을 바꿔놓다

송악읍 부곡리에 위치한 목안공방에는 권오곤 작가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작업하길 원했던 그는 지난해 10월 당진에 둥지를 틀었다.

권 작가가 목공예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37년째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던 그는 가정형편 때문에 미대에 진학하지 못했다. 스무살 무렵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버스에서 ‘한양목공예학원’ 간판을 보고, 목공예를 배웠다. 스쳐지나갔을 법한 우연으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틀에 벗어난 목공예 작품

권 작가는 ‘전통탈’을 배우고자 1980년 안동 하회마을로 향했다. 그곳에서 10년 이상 하회탈을 만들며 목안, 장승, 솟대 등 우리나라 전통적인 나무조각도 그의 손에서 탄생하기 시작했다.

권 작가의 작품은 세지 못할 정도로 많다. 작품을 1000개는 만들어야 목공예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그는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 신선한 변화를 추구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많이 만들어봐야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하단다. 작은 소품 하나도 허투루 만든 것은 없다.

그는 “한국적이면서도 나만의 스타일로 작품을 만든다”며 “인간적이면서 전통적인 작품을 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게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장승도 권 작가의 손길을 만나면 환히 웃는 모습으로,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다.

“전통을 재해석해 21세기의 모습을 함께 선보여 누구든지 목공예에 다가가기 쉽도록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배고픈 예술의 길

목공예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많았다. 10년 동안 작품활동과 함께 공공근로 일을 하기도 했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나무를 손에서 놓을 수 없던 것은 오로지 목공예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그는 “37년간 목공예 작업을 해오면서 슬럼프가 오기도 했지만 이 시기엔 색다른 것을 만들면서 슬럼프를 이겨냈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무엇보다 후진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목공예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로 점점 목조각가들의 작품을 보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람들에게 목공예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 광명시에서 활동할 때는 ‘나무야 놀자’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했고, 전통적인 것들을 현대화한 목공예 작품을 SNS와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의: 010-4230-8413

■위치: 송악읍 명대길 121 목안공방

>>목우 권오곤 목조각가는

·경북 구미 출신

·목안공방 대표

·한양예술대전 초대목조각가

·한국전통공예 초대목조각가

·우수목조각가 신춘기획 초대전

·개인전 및 그룹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