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줄다리기 종목은 등재 당시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형문화유산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개발도상국인 동남아시아 3국에 무형유산 보호 노하우를 제공해주면서, 함께 유네스코 등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기지시줄다리기였다.
등재를 추진하면서 국내 6개 단체를 이끌어 줄다리기 전승단체연합회를 결성하였고, 다양한 공동행사를 추진하기도 하였으며, 당진시에서도 국내외 조사사업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도록 기여하였다.
등재 이후 유네스코의 요청과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달 타지키스탄에 다녀왔다.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5개국의 네트워크 회의에 참석, 줄다리기의 유네스코 등재 사례 발표와 각국의 줄다리기 보호, 협력활동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중앙아시아 나라들은 이름에 ‘스탄’, 즉 ‘~의 땅’이 들어간다. ‘타직인의 땅’이란 뜻의 타지키스탄, ‘키르키즈인의 땅’이라는 뜻의 키르키즈스탄인 식이다. 중앙아시아는 동양과 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주요 통로로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던 곳이다.
약 1000여 년 전 이 지역에 이슬람이 유입되며 지금까지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며, 20세기 들어 소련의 영향권 하에서 구소련의 임의대로 영토를 분할, 산업을 개발하였다. 90년대 소련이 붕괴되며 지금의 타지키스탄 등 각 국으로 분리, 독립했다. 오늘날, 당시의 영향으로 카자흐스탄 등 공업이 발달한 지역은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넘지만, 타지키스탄은 농업국가로 국민소득이 1000달러에 불과, 국가 간 격차가 크다.
또한 키르키즈인, 우즈벡인, 타직인 등 민족이 섞여 있으면서 민족 간, 국가 간 갈등도 제법 큰 상황이다. 하지만 함께 섞여 살던 1000여 년 동안 공유하고 있는 문화도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나부르즈(Navruz)라는 새해맞이 민속이다. 나부르즈는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인도, 이란, 파키스탄, 터키 등과 함께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행사는 중앙아시아 각국의 가장 큰 민속명절로 새해의 첫날이자 봄의 시작의 의미를 가진다. 이 날은 민속의상을 입고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보내는데, 마을축제로서, 오늘날에는 국가적인 행사로 진행된다. 이 나부르즈 기간에 코쉬티라는 전통 씨름도 하고, 마을 아이들과 주민들이 줄다리기를 한다.
이번 중앙아시아 네트워크 회의 중 줄다리기 유네스코 등재와 기지시줄다리기 소개,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네트워크 회의에 참가한 국가 5개국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를 원했다. 모든 국가에서 기지시줄다리기 같은 큰 줄은 없지만, 나부르즈 기간에 줄을 당기고 있으며, 줄다리기 역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을 함께 했다. 향후 조사사업과 전시, 기록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동안 중국과 동남아를 통해 유입되었다고 전해지는 줄다리기의 전래가 다양한 루트를 가질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 역시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문화 형성에 중앙아시아는 큰 비중을 가진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동남아시아를 통한 해양문화와 중앙아시아를 거친 유목문화가 유입되면서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에 보다 많은 관심과 협력 사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는 특히 대한민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지 10년이 넘은 드라마 ‘대장금’이 타지키스탄 국민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 지금도 몇 번씩이나 재방영되고 있으며, 사람들이 대장금의 여주인공이 그려진 쇼핑백을 들고 다닌다.
줄다리기 분야 역시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세계화,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 이번 기회를 충분히 활용,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줄다리기 협력사업으로 유네스코 등재 종목 줄다리기와 관련된 보호협력 사업이 세계적인 무형유산 보호 모범사례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또한 향후에도 지속적인 조사와 교류 사업을 통해 줄다리기라는 소재로 세계 각국과 소통하고,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