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모든 게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짧게 기억되고 반짝 조명을 받는다. 특별한 관광지와 볼거리, 이와 연계된 스토리로 저마다 최고를 외치며 출연하지만, 더욱 창조적인 콘텐츠로 무장한 것들이 속속 생겨나다보니 금세 인기가 시들해진다.

급성 소비사회의 아픔은 관광지에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많은 지역적 명소와 축제들이 관광객을 위해 정겨운 스토리와 치열한 서비스를 전달하지만, 관광객 역시 감동의 격을 지속적으로 높이다보니 그저 탄성만 있을 뿐 가슴으로  새기지 않는 게 요즘 관광지나 축제의 현실이다.

당진시 합덕읍 합덕리에 위치한 ‘합덕제’는 예로부터 연꽃이 많아 연지(蓮池), 연호방죽으로도 불렸다. 김제 벽골제와 황해도 연안 남대지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제언(堤堰) 중 하나이지만 실제로 합덕제를 아는 사람은 지역민 말고는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합덕제를 전 국민이 찾아가고 싶은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담당공무원의 관광지 계획수립과 예산 투입만으로 이루어 질수 없는 것이 요즘 관광의 현실적 수준이다.

그러나 아무리 관광객의 수준이 올라간다 해도 그 지역의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선조들의 지혜가 녹아있는 역사적 가치를 깨닫는다면 오랜 세월동안 관광명소로 각광 받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회성 관광객을 위해 억지로 만든 날림 관광 상품이 아니라 합덕제의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줄 관광 자원 발굴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오직 합덕제 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 진정성이 묻어나는 콘텐츠가 수반되어야 비로소 관광명소로 탄생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농촌테마공원과 합덕성당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이 힐링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휴식공간을 강화하고, 수리민속박물관을 농경사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수리시설에 대한 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활용한다면 우리 선조들의 근원적인 삶에 대해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방죽의 연꽃뿐만 아니라 넓은 호안로를 중심으로 4계절 이용 가능한 차별적 시설을 마련하여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다행이도 2020년도 개통 예정인 서해안 복선전철의 합덕역사는 용이한 접근성으로 수도권의  잠재 관광객 유입에 큰 호재가 될 전망이며, 이미 합덕은 역사 깊은 천주교 신앙의 근원지로서 2014년 프렌체스카 교황이 솔뫼성지 등을 방문한 후 전국 각지에서 상당수의 성지순례자가 찾는 지역으로 성장하였으므로, 천주교 성지순례자와 합덕제를 연계한 관광코스를 제대로만 개발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다.

한편 먹을 것도, 볼 것도 마땅찮고 관광하기에 불편하다면 설령 그 지역을 방문했더라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므로 기본적인 관광인프라 구축은 관광 명소로 발돋움하는 초석임에 분명하다 할 것이다. 화려하고 향기로운 수만 송이의 꽃을 두고 개최하는 축제들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때에, 흐드러지지도 않고 화사하지도 않은 연꽃만을 보기 위해 누가 이곳을 찾는단 말인가. 결국 합덕제를 전국명소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뿐이다. 지역민의 지역사랑을 위한 희생, 지역 문화를 보존시키려는 노력, 손님맞이 환대정신으로 중무장한 지역주민들만이 어려운 역경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