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신평성당에서 원머리 성지 도 문화재 지정 방안 모색 의정토론회가 개최됐다.
▲ 지난 6일 신평성당에서 원머리 성지 도 문화재 지정 방안 모색 의정토론회가 개최됐다.

신평면 한정리에 위치한 원머리성지를 충남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한 의정토론회가 지난 6일 신평성당에서 열렸다.

이번 의정토론회는 충청남도의회가 주최했으며 김정환 내포교회사연구소장이 <원머리의 천주교 신앙유산>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후, △김동규 신평성당 주임신부 △남광현 당진시 문화관광과 문화재팀장 △송길상 충청남도 문화재과 학예연구사 △조상열 신평성당 전 사목회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명선 의원은 “조선후기 박해시대부터 천주교 신자 등이 거주했던 원머리 성지의 가치를 복원·조명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충남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성지와 유적이 있는 가운데, 원머리 성지는 지역적 특수성과 보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토론내용

<주제 발표>

김정환 내포교회사연구소장: 원머리의 신앙유산 중 가장 중요한 유산은 순교자들의 무덤이다. 1868년 수원에서 순교한 박선진 마르코와 박태진 마티아는 시신이 수습돼 원머리에 묻혔고, 밀양 박씨 집안에서 대를 이어 묘를 관리함으로써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보존된 두 순교자의 유해는 1989년 신평성당 구내로 이장됐다가 20년 후 다시 원머리로 옮겨졌다. 그 사이 원머리 묘역에는 순교자 유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빈 무덤을 보존하고 있었기에 원형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원머리와 인근지역은 다른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역사적인 공소들이 밀집돼 있다. 강당 건물도 보존돼 있어 가치가 높다. 조선시대 천주교가 가장 융성했던 내포지역은 박해가 끝난 뒤에 다시 회복됐기에 신앙 유산의 연결성과 집약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별한 지역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업화에 따른 이촌현상으로 인구가 줄면서 공소들이 폐지되고 강당건물들도 사라져 옛 모습을 잃게 됐다. 이 가운데 원머리 일대는 원머리·새터·음섬공소에 옛 강당 건물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더구나 1780년대 후반부터 수용된 천주교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대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이어져온 신앙의 연결성은 내포지역 안에서도 고유함을 간직하고 있어 주목할 가치가 있다.

<지정토론>

김동규 신평성당 주임신부: 원머리성지는 박해시기에 신앙 교우촌의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박해시기에 이곳에서 18명이 순교했지만, 신앙의 자유가 선포된 후에도 다시 돌아온 교우들과 일반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교우촌을 이루며 살아왔다.

또한 원머리성지에는 교우촌 한 가운데 순교자들의 묘가 원형 보존돼 있었으며, 순교자 시신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돼 있는 성지 중 하나다. 이제는 충청남도와 당진시가 함께 시대적 정신과 가치를 이끌고 계몽해 줘야할 일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

남광현 당진시 문화관광과 문화재팀장: 원머리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교계에서는 충남도 지정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자 학술적인 조사를 진행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원머리가 도 문화재로 지정되려면 몇 가지 선행돼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그동안 충남도의 천주교 문화재 지정 건과 관련해 추진해 온 사례들을 조사해 이에 부합한 연구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충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대상지로 선택돼야 할 과제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한국 천주교 탄압기의 역사 속에서 원머리 교우촌만 가지는 특성을 발굴해야 하는 거시적 과제와 지역사에서 원머리만의 특성을 찾아야 하는 미시적 과제를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다.

송길상 충청남도 문화재과 학예연구사: 충남도에서 천주교 유적의 문화재 지정을 크게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바 있다. 두 차례 지정절차의 형식적 공통점은 유적에 대한 개별 지정검토가 아닌 천주교 교회사 및 역사적 관점에서 유사 유적에 대해 조사 후 특별히 기념할 만한 유적을 선별해 지정했다.

원머리 성지에 대한 천주교 유적의 문화재 지정검토를 위해서는 교회사에 미친 영향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문화재의 지정은 민족적 또는 역사적 관점에서 원머리성지만이 가지는 문화재적 지정가치가 무엇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조상열 신평성당 전 사목회장: 유·무형의 오랜 역사를 지닌 신앙 유산을 물려받은 천주신앙의 후예로서 우리는 이러한 유산을 어떻게 보존·계승·활용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에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보존 가치가 높은 유산들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그 보존 관리에 인·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두 순교자의 무덤과 원머리·새터·음섬공소 건물은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할 가치와 그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