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시골에서 근엄한 듯이 구는 이는 덕을 해치는 도적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시골에서 근엄한 듯이 구는 이’를 요즘 상황에 비추어 볼 때에 굳이 시골에서 거주하는 이로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는 거주지의 특성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식견과 교양이 낮은 자들 중에서 근엄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 즉 그 식견과 교양이 낮은 자들 사이에서 행세깨나 하는 사람은 참된 덕을 해치는 도적과 같은 사람이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특히 감투를 좋아하는 자가 곁에 있다면 우리가 꼭 그 사람과 스스로를 돌아볼 때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가르침입니다.
첫째, 저 감투를 쓴 자는 식견과 교양과 배움이 충분한 사람인가 아니면, 자신보다 잘난 이를 여론을 충동질해서 매장시킨 다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감투를 쓴 자인가.
둘째, 나 자신은 저 감투 쓴 자가 죄가 있음을 알면서도 당장 나의 이익이 되어줄 듯 보이고, 더 나아가 나보다 딱히 잘난 게 없어서 시기질투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만만한 데가 있는 자여서 함께 패를 지으려는 의도는 없었나.
사실 시골에서 근엄한 듯이 구는 도적이 홀로 서 있다면 그 도적이 무엇을 빼앗을 수가 있겠습니까. 같은 패거리가 있어야 남의 것을 빼앗기도 하고, 빼앗아 놓고 여론을 겁박하고 어르고 회유하여, 그 죄악을 덮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결국 그 도적과 시골에서 교양과 배움 없이 지내온 무리들은 서로 동업관계입니다. 상생관계라는 뜻입니다. 어느 한쪽이 이성과 양심, 지성의 힘을 믿고 중심을 잡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요즘 최순실 사태로 국정운영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소리가 높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현 정권의 주인을 누가 앉혀놓았냐는 것입니다. 국민의 손에 의해 앉은 대통령, 그리고 그 대통령과 친분을 가진 나라의 녹을 먹는 자들, 그리고 사적인 인연들이 만들어낸 문제인데 어쨌거나 시작은 투표였습니다.
무엇이 지금의 정권을 빚어내었는지 돌이켜본다면 비이성적이고 교양 없는 자들의 취향, 더 나아가 비슷한 자를 앉혀 내 이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 등 이런 모종의 에너지들입니다. 결국은 남이 나보다 더 뛰어난 자질을 가진 것 그리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연대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기피하려는 성향, 이런 자질들을 가진 사람들이 투표를 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내 편이냐 아니냐, 내 이익이냐 아니냐의 잣대가 작용한 투표의 결과물입니다.
‘우덜끼리’
충청도 사투리로 우리들끼리라고 하지요. 우리의 이런 모습, 정말로 합당한가요. 우덜끼리 정말로 잘해오셨습니까? 패를 지어 죄짓는 근성들이 시골이고 도시고 너무 흔해서 여쭤봅니다.
>>장연덕 칼럼니스트는
1979년 서산 출신으로 4년 째 당진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법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에서 IT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작가와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