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풍경이다. 역대 국방장관들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 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 있던가. 과거 정권의 장관들이 나서가지고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온당치 못하다. 어디 떳떳한 정권의 장관들이기나 했나.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파괴했던 독재정권 혹은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장관직을 지냈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주장은 이율배반적이다. 작전통제권 환수가 노태우 정부, 김영삼 정부 아래에서도 추진되었음은 여러 자료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평시’ 작전통제권 뿐 아니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까지도 계획했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노무현 정부의 돌출적인 정책이 아니라, 역대 정권들의 공통의 목표였음이 확인되고 있다. 몇몇 인사들의 경우, 과거에는 자신들도 작전통제권 환수에 나섰으면서도 정작 현정부의 같은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신들이 하면 ‘자주국방’이요, 노무현 정부가 하면 ‘한미동맹 파괴’가 되는 것이다. 1994년 평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자 ‘자주국방을 향한 일보전진’이라며, 전시 작전통제권도 빨리 환수되어야 한다던 언론들이 이제 와서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과 닮은꼴이다.

결국 문제는 작전통제권 환수라기보다는, 그것을 추진하는 주체가 노무현 정부라는데 있는 것이다. 같은 정책을 갖고도 어떤 정권이 추진하느냐에 따라 ‘전진’이 되기도 하고, ‘파괴’가 되기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철저한 정치논리이며 정치적 논란이다. 국방의 미래를 내다보며 걱정하는 우국충정보다는, 집권세력에 대한 적대적 태도가 이들의 집단행동을 낳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게 되어있다.

이제 미국이 나서서 한국 내의 반대론자들을 설득하는 모양이 되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이 해외주둔미군 재배치계획(GPR)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미국 정부가 누누이 설명해도 국내의 반대론자들은 마이동풍이다. 굳건한 한·미동맹론자들이 미국정부의 말조차도 들으려하지 않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동이다. 과거 국방장관을 지냈다는 사람들이 나서서 한미 양국 정부의 설명은 들으려조차 하지 않고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역대 국방장관들은 보수단체들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 한다.

지난날 그리고 오늘, 정말로 안보를 흔들었고 흔들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였던가를 반문하게 된다. 자기나라의 군사주권마저도 저토록 당당하게 부정하는 오늘의 이 부끄러운 장면을, 우리는 역사에 또 어떻게 기록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