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 10월 20일 한전이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신청 반려처분 청구소송에서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이번 2심 판결은 자치권과 주민 건강권을 무시한 채 기업이윤만을 배려한 편향적 판결이다.

지난 2015년 8월 24일 당진시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변환소 건축허가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이에 한전은 2015년 11월 20일 건축허가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함과 더불어 당진시장을 비롯한 관계 직원에게도 각각 10억 원씩 총 2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한전이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법원은 2016년 4월 28일 한전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에 당진시는 5월 23일에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지난 10월 20일 또 다시 당진시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변전소와 변환소 건설로 인해 피해를 당하고 있는 주민을 대변하는 당진시송전선로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건축허가신청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며 당진시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적법한 절차에 의한 건축허가 신청일지라도 시민들의 피해가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시민들을 지키기 위한 자치단체의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크게 보면 지방자치 시대에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는 처사이다.

또한 변환소의 건설이 송전선로의 건설을 수반한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인 요건의 충족이나 법률상 부득이 하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외면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특히 송전선로의 설치로 인해 철탑 인근 주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은 당진시에 발전소가 들어선 이후 거미줄 같은 송전선로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판결이다. 그 동안 송전선로로 인한 주변지역 주민들의 건강피해에 대한 해외 연구결과는 여러 언론이나 학계를 통해 충분히 제시된 바 있다. 또한 송전선로 주변마을에서 각종 암 환자를 비롯한 질환이 속출하고 있다는 보고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에 눈 감은 2심 판결은 지역주민들을 외면하고 오로지 사업자의 이익만을 배려한 편파적인 판결이다.

소송의 원인이 된 북당진변환소는 교류전류를 직류로 바꿔 평택의 고덕산업단지에 송전하기 위한 시설이다. 문제는 이 시설이 설치될 경우 당진화력에 이르는 33.2km 구간에 80여 개의 345kV 송전철탑이 건설된다는 데 있다.

반면 북당진변환소에서 평택고덕산업단지까지 34.2km의 구간에는 초고압직류송전방식(HVDC)으로 송전하며 전면 지중화로 시공할 예정이다. 북당진변환소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설치되는 송전선로 중 충남 당진 구간 33.2km에는 철탑으로 건설하고 경기도 평택 구간 34.2km에는 전면 지중화로 건설하려는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명백한 지역차별 정책이다.

당진에는 이미 8개의 석탄화력발전설비가 가동되고 있고 2개의 초대형 석탄화력발전기가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15개 송전선로 노선에 526개, 총 189km의 철탑이 들어서 있다. 정부와 한전의 계획대로라면 이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한전은 북당진변환소 및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지 못하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별개로 김홍장 당진시장 등 공무원들을 특정해 제소했다. 이로 인해 김 시장을 비롯한 담당공무원들의 자택으로 배달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장으로 인해 가족들이 불안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개인을 압박할 목적으로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일종의 협박으로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이번 2심 재판의 결과로 변한 것은 없다. 정부와 한전을 대상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과 송전선로의 추가증설을 막아내 시민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지켜야 하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자존심이며 의무이다. 따라서 당진시는 이번 판결에 굴복하지 말고 대법원에 상고해 자치권을 회복하고 주민의 건강을 생명을 지켜야 한다.

범대위도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싸워나 가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