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리 채석허가 반려한 군 행정심판서 왜 졌나?

정미면 수당리 산102-15번지의 채석허가를 반려했던 당진군이 사업자 이종덕(현 자민련 부

위원장)씨가 군을 상대로 낸 채석허가 반려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패소하자 그동안 채석허

가를 결사 반대해왔던 수당리 주민들은 현재 집단행동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당진군이 채석허가를 내줄 경우 95년도 사설공원묘지 반대때와 같은 영농포기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90년도부터 이뤄진 채석행위로 인해 분진ㆍ소음공해는 물론 소류지에 토사

가 쌓여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등 숱한 피해를 보

고 있다며 채석허가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행정심판에서 패소한 군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결국 채석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

는 처지여서 수당리 채석장 문제는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군이 옴짝달싹 못하게 된 것은 표면적으로 ‘어쩔 수 없는 현실행정의 한계로 보여

지고 있으나 군 스스로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수당리 채석장 문제에 근시안적이고 형식적

으로 대처함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자초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수당리 채석장은 지난 95년 4월 당시 사업자였던 정모씨가 토사유출에 따른 군의 재해방지

명령을 지키지 않아 이미 허가가 취소되었던 곳이며 당시 정씨가 제기한 행정심판에서도 군

의 허가취소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났었다.

그런데 이후 똑같은 필지에 허가신청을 냈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반려당한 이씨가 이번에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군은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반려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패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씨가 채석허가를 신청했을 당시

군은 ‘객관적으로 복구가 마무리돼 허가에 있어 법적인 하자는 없으나 민원관계로 반려한

다’고 밝혀 이씨가 행정심판을 제기하는데 결정적인 빌미를 주었던 것이다. 즉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데 허가를 해주지 않는 행정을 너그럽게 이해 할 사업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수당리 주민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결국 짜고 친 고스톱 아니냐’는 식의 의심을 품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한가지, 과연 허가취소된 채석장이 현재 복구가 다 되어 있느냐의 문제다.

사업자 이씨에 따르면 “전 사업자였던 정씨가 8천만원을 들여 복구를 이미 마무리했으며

군도 당시 현장에 나와 사실확인을 마쳤다”고 진술했다.

반면 주민들은 복구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채석장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아직도

소류지에 그대로 쌓여있으며 채석장도 허가취소전의 모습 그대로 파헤쳐져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은 현재 충분한 복구가 되지 않아 전 사업자 정씨가 예치한 복구비를 확보해

직접 복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혀 복구가 마무리 되어 허가에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한

예전의 주장은 결국 현장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업자의 부실한 복구를 묵인해 줬다

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꼴이 되었다.

채석허가를 반려하면서 나름대로 소신행정을 폈다고 자부한 군은 결국 주민들의 현실은 외

면한 채 ‘법대로’ 논리에만 맡긴 형식적인 소신을 펴는 바람에 주민들과 사업자 양쪽 모

두에게서 비난을 받고 있다.

수당리 산102-15번지는 머지않아 한쪽에선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한쪽에선 다시 파헤쳐지

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해빙기가 끝나는 대로 군은 훼손된 채석장을 복구

할 계획이고, 법적인 하자가 없는 한 이 채석장은 다시 채석에 들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