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빈발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놓았지만 미세먼지는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올 1~3월 중 전국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총 130회로 전년 동기 76회 대비 72%나 늘었다. 이 중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86회로 전년 동기대비 82.9% 증가하였다. 전국에서 미세먼지는 봄날의 저주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와중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지난 3일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우태희 산자부 2차관)를 열어 SK가 대주주인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2기에 대한 전원개발실시계획안을 졸속으로 심의·의결하는 폭거를 자행하였다.

우리는 미세먼지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채,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는 현 정부의 작태에 분노를 금할 길 없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되는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충남지역에만 29기가 가동되고 있고, 이 중 10기는 당진 지역에서 가동되고 있다. 충남 당진 지역은 지난해 당진화력 9·10호기의 완공으로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석탄화력 밀집지역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더해 당진에코파워까지 건설되면 충남 당진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석탄화력 발전단지가 된다.

이것은 비단 당진과 충남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감사원은 ‘충남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에 최대 28% 가량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당진시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전국의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줄기차게 당진에코파워 건설을 유보하고 실시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우리당 문재인 후보도 지난 2월 7일 당진의 화력발전소를 방문하여 ‘미세먼지 기준을 엄격하게 마련하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00명이 넘는 당진시민들이 당진에코파워 건설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을 국회에 제출하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청원소위에서 한 차례 심의를 진행하였고, 현재 계속 심의중인 상태다. 국회에서 청원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마치 군사작전하듯 승인을 졸속으로 강행처리하려는 산자부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산자부는 이미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건설계획이었다는 이유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고농도 미세먼지로 국민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전 세계가 석탄발전소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승인하는 것은 환경과 국민들의 건강을 도외시한 독단적인 결정이다.

산자부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 국민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기업특혜 소지가 있는 사업을 강행하려는 꼼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불과 한 달 후면 들어설 차기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 미세먼지 대책과 함께 국가 에너지정책 전반을 점검하여 본 사업을 재검토하고 승인여부를 결정하도록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산자부가 당진에코파워에 대한 최종 승인고시를 강행할 경우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며, 국회차원에서 승인권자인 주형환 산자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비롯하여 국회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