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가 지날 무렵 고대면 슬항2리 1반과 2반에서 사는 여성 어르신들의 발걸음은 독거노인공동생활제인 노인사랑방으로 향한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 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같이 먹고, 같이 치운다. 이들은 “사랑방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이곳이 없었다면 집에서 혼자 밥 먹고 심심하게 지내면서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12월에 개소한 고대면 슬항2리 독거노인공동생활제 노인사랑방은 마을회관이자 삼베공장으로 운영되던 작은 공간 리모델링해 새로운 보금자리가 됐다. 독거노인공동생활제는 마을의 독거노인 혹은 나이가 연로한 노인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혼자 사는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고, 나이가 연로한 노인에게는 편한 쉼터가 된다.

현재 당진시에는 합덕읍 상개리와 우강면 창1리, 고대면 슬항2리가 독거노인생활공동제를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에는 순성면 중방2리와 석문면 삼봉1리, 면천면 문봉2리에 추가 설치해 총 6개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당진시는 올해 2개소를 더 설치할 수 있도록 운영비와 리모델링비에 대한 도비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슬항2리의 경우 총 5개 반으로 나눠져 있다. 그 중 1반과 2반은 경로당과 거리가 멀어 특히 여성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엔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독거노인생활공동체를 통해 어르신들은 점심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특히 날이 추운 겨울이면 어르신들이 따뜻한 방에서 외롭지 않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15명 정도의 여성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다. 69세 부터 90세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시골마을 특성 탓에 어렸을 때부터 같이 나고 자란 이들이다. 조규율(82) 어르신은 “이곳에 오면 항상 즐겁다”며 “여기에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봉순(87) 어르신도 “일 하다가도 여기 와서 놀 생각하면 즐겁다”면서 “전에는 이런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같이 지내던 김봉환(84) 씨가 현재 병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지 두 달이 지났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은 “모두 우리 식구”라며 “누구 한 명이라도 아프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마디>

최병례 : 집에만 있어봤자 우울만 하지요. 또 혼자면 대충 먹을 밥을 이곳에서는 함께 같이 먹으니 너무 좋아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니 천국이네요.

마호운 : 여기에 있으면 떠들기도 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해요. 그래도 너무 즐거워요.

이재신 총무 : 이곳은 복지 서비스가 닿기 어려운 곳이에요. 안마기 같은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김애권 : 너무 좋아요. 여기서 윷놀이도 하고 함께 떠드니 운동도 되네요.

박영옥 : 이런 곳이 없으면 이웃과 함께 할 공간도 시간도 없겠지요.

조규율 : 이곳에 있으면 세월 가는 줄 모르겠어요.

김봉순 : 매일매일 와도 항상 즐거워요.

조순희 : 너무 좋아요. 놀고 같이 밥 먹을 생각만 해도 좋아요.

박송월 : 집에서 혼자 밥 먹다가 같이 밥 먹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을 사랑방을 통해 알았어요.

김성일 사랑방 회장 : 회장 직을 맡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네요. 아무래도 운영이 가장 어려워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함께 행복한 것을 보면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