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금구/본지 객원기자

합덕대건노인대학장

(0457)363-1991

홍 관 범(우강면 공포리)

고른땅에 과실이 열매맺듯 사람도 마음바탕이 좋아야 한다

서화담 선생이 송도(지금의 북한땅 개성)에서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을 때 어느날 외출했다가 길에서 울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너는 어째서 울고 있느냐”고 물으니 “나는 세살 때 눈이 멀어 지금 40년이 되었습니다. 눈이 멀었을 때는 어디를 갈 때는 발을 의지삼았고 잡을 때는 손을 의지하고, 음성을 듣고는 누군지 분별하였으니 귀를 의지했고, 냄새를 맡고는 무슨 음식인지 살폈으며 코를 의지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두눈만 가지고 보지만 나는 내 손과 발, 귀가 눈 아닌 것이 없었답니다. 어찌 수족과 코, 귀뿐이겠습니까. 시간이 이르고 늦음을 낮에는 피로한 정도로 보았고, 사물들의 모습과 색깔을, 밤에는 꿈으로 봅니다. 그래도 아무런 장애가 없이 의심되고 헷갈리는 것이 없었는데 오늘 길을 오는 도중에 두눈이 갑자기 밝아지고 백태가 낀 것이 절로 열려 천지가 확 트이고 산천이 어지럽게 널렸는데 만물이 눈을 막고 온갖 의심이 가슴에 차 손, 발, 코, 귀의 감각이 뒤집히고 섞여 모든 것이 정상을 잃게 되어 아득하니 집도 잃어버려 혼자 찾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울고 있습니다.”

서화담 선생은 “그러면 너는 네가 의지하던 손, 발, 코, 귀에 물으면 그것이 응당 알것이 아니냐”하고 말씀하니 “내 눈이 이미 밝아졌으니 그것을 어디에 사용하겠습니까” “네가 다시 눈을 감아라. 즉시 너희 집을 찾아갈 것이다”(연암 박지원의 환희기에서 옮김)

사람은 작은 성취에서는 기쁨을 느끼게 되지만 큰 성취에서는 운다고 한다. 삶이란 축적된 경험이 아닌 경험을 쌓고 다시 쌓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든 경험이 천성이 되고 운명이 될 정도로 스스로를 연마한다면 자연은 끊임없이 회전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인 비네는 1905년 인간의 지능검사를 창안한 사람이다. 사람이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고 하여 모두 천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한 재능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의 판정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천재라고 할지라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천재가 아니다. 그래서 지능검사가 생겼고 그 결과는 지능지수(IQ)로 표현하게 됐다. 그러나 요즈음 심리학에서는 정서지능(Emotional inteelegence)를 IQ와 함께 중요시하고 있으며 그 지수를 EQ라고 부르고 있다.

EQ는 자제력, 열의, 인내력,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등을 포함하는 정신작용인 것이다. 사회적 성취도나 생산성을 가늠하는 데에 정서기능(EQ)은 종래의 지능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최근 학자들의 이론인 것이다.

“사물을 바라볼 때는 가슴으로 봐야지 그 본질적인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어린왕자중에서)

우리 정신속에는 인간의 이성이나 언어를 뛰어넘는 힘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힘이 바로 가슴으로 느껴지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홍관범 할머니!

현명한 아내라면 서로의 사랑과 삶을 윤택하게 가꿔나가는 길은 남편과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하는 것이고 또 올바른 내조라면 남편에게 언제나 기쁜 모습으로 대하는 것이 아내로서의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홍관범씨는 우리모두의 어머니들이 그렇게 살아왔듯이 시집와서부터 지아비를 하늘같이 받들며 집안의 대소사를 묵묵히 실행하면서 6남매를 반듯하게 키워낸 할머니로 금년 76세.

홍관범 할머니!

바깥 세상살이는 잘 모르고 지내셨으며 특히 남편이 밖에서 하는 일에는 뒷바라지만 하였지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지내시는가에는 간섭과 아는 채도 않고 살았다. 오로지 집안살림과 자식들 교육에 전념하였다.

남편은 20여년전에 작고한 박억성씨로 우강면내는 물론이고 당진군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분으로 유지중에 유지였었다. 그러나 故 박억성씨의 미망인이 홍관범씨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故 박억성씨는 면내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앞장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으며 구 우강면 소방대 건물은 故 박억성씨의 큰 희사금으로 건립된 것으로 우강면 소방대 앞뜰에는 故 박억성씨의 깊은 뜻을 후세에 기리고자 공덕비가 세워져 있는 것이다.

맹자께서는 “만물의 원리는 내 마음에 갖추어져 있다. 마음이 반듯하고 성실하면 무엇이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키우는데는 욕심을 적게 갖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듯이 故 박억성씨도 맹자님 말씀을 따라 평생을 살다가 가신 분이었을 것이다.

홍관범씨는 얼마안되는 농토로 신접살림을 시작했다. 남편은 뜰에서 일하고 홍관범씨는 뜰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점심, 새참등 하루에 다섯차례씩이나 볏짚을 풍구질하면서 밥을 짓고 머리에 이고 날랐다. 많을 때는 70~80명의 먹거리를 마련해야 했다. 그런 고된 생활 30년. 밤에는 쉴틈도 없이 가마니를 남편과 함께 쳤다. 그러기를 또 20여년. 지금은 논 1만8천여평을 큰아들 내외가 농사를 짓는다. 3년전 큰아들이 몸이 불편하여 일을 못하고 며느리와 큰손자가 도맡아 하고 있다.

홍관범 할머니는 불편한 몸을 한 큰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며느리와 손자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때 고마움과 그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온갖 곡식과 과일도 토양이 고른 땅에서라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땅에서는 잡초가 자라고 가시나무와 엉컹퀴가 자라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깨끗한 마음 바탕이 있어야 집안의 재물도 번창하고 자녀들도 잘 자라 각자의 역량에 따라 사회와 가정에 큰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모두 명심할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