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찬없는 진지라도 따뜻이 해드리는 게 바램이지요”
“부모님 뜻 거스르지 않고 맘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제일이지요.”
어버이 날을 맞아 대대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고 해 전통모범가정상을 타게 된 임현묵(56세, 대호지면 출포리)씨.
임씨의 가족은 4대가 한집에 살고 있다. 아버님 임희남(85세)옹, 임씨내외, 큰아들 내외, 손자 셋, 모두 여덟식구다.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농토가 이 4대 가족의 생활터전. 논 60마지기를 부치고 한우,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데 한우는 임씨가, 느타리버섯은 후계자인 큰아들 재영(35세)씨가 맡아서 하고 있다.
아버님 임희남 옹도 한가롭게 지내시진 않는다. 틈나는 대로 일손을 놀리시는데 아직까지 건강을 잃지 않으시는 비결이기도 하다.
아버님은 요즈음 한창 봄나들이 중이시다. 인천의 둘째아들네로 서울 막내아들네로 두루 다니시며 자식 키우느라 못다한 관광을 하고 계시다. 비록 이젠 연로하시지만 늦게나마 이곳저곳 돌아다니실 수 있을만큼 정정하신 아버님이 임씨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효도라니요? 부끄럽습니다. 제대로 모시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제대로 모시는 게 풍족하게 해드리는 것이라면 임씨의 겸손함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평생을 오로지 자식들 잘되라고 고생해온 아버님께 세대가 다르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생각이 다를 수 있는 4대 가정을 평지풍파 없이 화목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 만큼 큰 선물이 어디 또 있을까.
여기에는 되도록 자식에게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지 않고 간섭하지 않는 임씨의 자세가 기본이 되고 있다.
이장일 보랴, 어촌계 일하랴, 바깥으로만 나돌던 자신을 대신해 집안살림 혼자 감당해 낸 아내와 도시로 나가 살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종가집 며느리로 자청해 들어온 속깊은 큰며느리 모두가 임씨의 가정을 든든히 받치고 있는 디딤돌이다.
임씨는 올부터 경제권을 큰아들에게 넘겨주려 한다. 아우들에게 쌀한가마니씩이라도 줄 수 있도록, 나누어 주는 가풍을 스스로 이어가도록 할 셈이다. 3남1녀 모두 ‘이름 지어 주었으니’ 아버님이 그러셨듯 자신도 이젠 묵묵히 자식들의 뒷편에서 잔일을 거들며 가정의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아버님 생전에 찬없는 진지라도 따뜻이 해드리는 것을 기쁨으로 삼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