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 처음으로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현대제철 공장 내 주차장 이용 등 사내 시설 이용을 두고 하청업체 직원들이 원청 직원들과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진정에 대해 최근 현대제철에 시정 권고를 내렸다.
그동안 현대제철에서는 원청인 현대제철 직원들만 공장 내 차량 출입이 가능해 주차 또한 공장 내에 해왔던 반면,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공장 내 차량 출입을 하지 못해 매일 주차 전쟁을 벌이며 인근 도로가 등에 불법 주정차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현대제철 직원들의 탈의실에는 전자잠금장치까지 달려 있는 시설이 설치돼 있는 반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옷장은 낡은 것을 그대로 사용해 왔다.
하청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당진·순천공장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지난해 4월 조합원 17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공장에서 동일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일하고 있고, 이들의 노동의 가치는 결코 다르지 않다”며 “사내 시설 이용은 물론이고 자녀교육비나 경조사비와 같은 복리후생비를 원청과 하청업체 직원이 차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인권위의 시정 권고를 촉구해 왔다.
진정 1년 7개월 만에 국가인권위원회는 “하청업체 직원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짓는 것은 원청업체”라며 “차별을 시정할 의무가 있다”고 밝히며 현대제철에 시정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대전충남인권연대 이상재 사무국장은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가 노동 관련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진정 결과를 내지 못해왔는데 상당히 진일보한 결정”이라며 “강제할 수 없는 권고사항일 뿐이지만, ‘평등권’이라는 인권적 의미를 담은 이번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 현대제철이 잘 살펴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