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외주업체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안화력발전소 故 김용균 씨 사태가 그대로 당진의 산업현장에서도 벌어지면서 노동자 안전문제, 특히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5시20분 경 50대 하청업체 노동자 A씨가 원료를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정비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창고로 부품을 가지러 갔던 A씨는 옆 라인의 다른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김용균 동지를 땅에 묻은 지 열흘 만에 우리는 또다시 참담한 죽음을 마주했다”며 “우리는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이 김용균 동지의 죽음과 너무도 닮아있음에 몸서리친다”고 말했다.

이들은 “철광석을 실은 배의 부두 정박료를 낮추기 위해 컨베이어벨트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컨베이어 주변은 분진과 소음으로 가득하다”며 “노동자의 안전보다 이윤을 위해 돌아가는 제철소와 다단계 하청구조”를 규탄했다.

이어 “우리사회에 ‘김용균’은 도처에 존재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사회를 바꾸지 않은 한 우리사회는 또 다른 김용균을 마주할 수 밖에 없다”면서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현대제철에서는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동안 원청인 현대제철에서는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에 대해 현대제철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태안화력 故 김용균 씨 사태로 하청업체 노동자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해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대책 마련 및 안전 점검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10여 년 동안 33명이 추락·과로·질식·가스누출 등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27명이 하청업체 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