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성문화의 씨뿌림
진지한 독서ㆍ토론으로 갇힌 여성의 사회성 찾아
비가 내리던 15일 오전 10시 30분. 남편출근과 아이들 등교, 집안정리를 후다닥 마무리한 주부 1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2주일에 한번 자신들이 여는 독서모임을 위해서다. 몇몇 사람은 어린아기들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
벌써 석달째 모임을 꾸려오고 있는 이 주부들은 올봄 당진군이 개최한 여성독서학교에서 연분이 싹터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독서’를 계속해서 함께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이들이다. 물론 그 뒤에 합류한 이들도 있다.
회장도 없고, 교사도 없고, 정해진 교과서도 없는 이 모임에서는 살림살이의 빠듯한 틈새에서도 자기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주부들의 인생에 대한 의욕이 유일한 나침반이다. 누구나 회장이고, 또 누구나 교사가 되어 이야기를 이끈다.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이 주인공이었던 내 인생, 더이상 내가 아닌 존재에 의해서 좌우되고 싶지 않아요.”
“바쁜 남편과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상호 확장되는 대화를 갖지 못해 이기적이고 불합리한 생각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뭔가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이 자녀와의 관계도 훨씬 신뢰감 있게 한다고 봐요.”
읽은 글에 대한 소감과 자기생활을 연결지어 반성하는 주부들. 한 주부는 이 모임을 통해 “동화를 읽는 어른들의 모임”을 구성하게 됐다며 고마워 했다.
참석자의 이야기를 한바퀴 들은 뒤에는 각자 읽은 책중 좋은책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는 우화 , 시집와 , 등등 각자의 느낌과 생각을 곁들여 소개하는 책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작은 가르침이자 독서에 대한 새로운 정보이기도 하다.
한 젊은 20대 주부는 짧고 솔직한 자작시를 발표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세속적이고 좁은 가치관을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이자 사회인으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이 여성들의 모임은 새로운 지역여성문화의 씨뿌림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모임은 진지한 여성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Tel. 355-5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