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금구/본지 객원기자

합덕대건노인대학장

(0457)363-1991

하봉수 옹(노인회 합덕분회장)

충쪾효쪾예 교실에서 무더위와 싸우는 칠순의 노익장

적자생존(適者生存)이란 생존경쟁의 결과, 그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이 살아남는다는 뜻이고, 우승열패(優勝劣敗)는 우수한 자는 이기고 모자라는 자는 진다는 뜻이다. 지구상에 살고있는 모든 생물의 자연법칙이기도 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도 예외일 수 없다.

인간에게도 자연생태계와 똑같이 위 두가지 법칙이 원칙대로 적용된다면 아마도 살아남을 자가 없을 것이다. 인간과 인간에 또 나라와 나라간에도 모두 멸망하는 결과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인생살이는 주고 받는 것이다. 받기만 하고 주지않는 사람을 욕심쟁이라고 하여 지탄의 대상이 되며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사람은 고독하게 되고 냉랭한 사람이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된다.

인생이란 주고 받는 것이 보통의 삶인 것이다. 근자에 와서는 많은 사람들이 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주기만 하는 봉사주의 자들이 많이 늘어감에 따라 신바람이 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신선함을 더하게 하며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사람의 새빨간 욕심이란 채우면 채울수록 밑바닥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강렬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 야수같은 새빨간 본능은 사람의 마음 어느 한귀퉁이에 몇천년, 몇만년을 두고 길게 강하게 뿌리박혀 내려왔다. 그러나 사람은 도덕이란 옷과 예절이란 굴레를 쓰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야수성을 뽑을 수 있다가도 반성하는 마디에 이르러서는 소스라쳐 돌아설 수 있다.”(용의 눈물 원작자 박종화의 ‘금삼의 피’ 中에서)

“두마리의 산양이 냇가에 걸려있는 외나무 다리위에서 만났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산양은 원래 뒷걸음질을 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다리가 좁으니 스쳐지나갈 수도 없다. 부딪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으나 그렇게 하면 두마리 모두 다리밑 냇물에 떨어지고 만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연은 이 산양에게 한쪽은 무릎을 꿇고 엎드리고 다른 한쪽이 그를 뛰어넘어 건널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하면 양쪽이 다 함께 안전하게 건너갈 수가 있다.

사람도 역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이 산양과 같이 행동하고 논쟁하거나 다투는 일 없이 자기를 타고 넘을 수 있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루터의 “식탁어록”에 나오는 글이다)

우리는 ‘얼마나 좋을까’하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즉시 무릎을 꿇고 다른 사람이 넘어가게 해야 한다. 내가 먼저...

하봉수 옹!

27세의 청년시절 해방된 조국을 보았다. 당시 합덕면 신흥리에서 태생하여 농사를 짓고 살던 청년 하봉수씨는 쓰라렸던 왜정의 학정과 해방후 혼란한 시국에 나라의 기틀을 잡는 길은 청년들의 규합이 우선이라는 일념으로 대동청년단 단장을 맡아 활약했다.

6.25전쟁이 휴전을 하고 정치ㆍ경제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어 합덕면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당시 합덕면의원 13명) 지금 당시 면의원중 생존자는 하봉수 옹과 장정환 옹 2명이다. 현재 하봉수 옹은 79세의 고령자이다.

무더위 속, 여름방학 중에 각 읍면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충효예교실이 열리고 있다. 합덕읍에서도 각 방면의 전문인 10명이 초빙되어 각자의 삶에서 터득한 지혜를 효와 예절에 접목시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는데 하봉수 옹도 한문으로 어린이들과 더위와 싸워가면서 노익장의 산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하봉수 옹은 강의를 끝내면서 “예절ㆍ효의 교육은 어린이 보다도 그들의 부모(청년층)들도 함께 받아야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의 부모가 가정에서 예절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자녀들도 그들의 부모를 본받아 잘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모임에서 젊은층들 중에 상석(上席)을 고집하여 앉는 사람을 가끔 보게 된다. 주최측으로부터 “내려가시오”라는 말을 듣느니 보다 “올라가시오”라 말을 듣는 편이 더 지혜롭고 예절을 익힌 사람으로 마음이 서로 평화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모임에나 내빈소개가 꼭 있게 된다. 아직도 군사문화의 잔재가 엄존하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 바로 내빈소개다. 모임의 종류가 어떻든간에 우선 군수, 도의원, 군의원 순으로 소개된다. 계급이 통수를 가늠하는 군대조직에서는 당연할지 모르나 민간단체, 그것도 봉사단체의 모임에서도 꼭 이런 순서로 소개해야 하는 것인가?

지난 봄 당진의 모 친목단체에서 당진군내 5개 노인대학생을 초청, 체육대회가 열린 자리에서도 5백여명의 노인, 원로들을 초청하고 군수 아무개로 내빈소개를 시작한 후 노인회 회장 아무개로 소개가 이어졌다. 예절인다운 모범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하봉수 옹!

하봉수 옹은 합덕읍내 12개 경노당의 결합체인 노인회 합덕분회장이다. 회원수 약 3백명이 된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노인들의 국가적 차원의 복지면에 여러모로 나날이 바쁜 일정이다.

‘치를 굽히고 자를 뻗는다’는 말이 있다. 즉 작은 일을 양보하고 큰 일의 이득을 취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서로 양보에 의하는 것 이외에는 사회가 평화롭게 존속해 나갈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이치다. 원로를 소외시키고 노인들에게 예절을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는 맑은 사회가 되지않음을 우리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