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을 찾아서

자식보다 애지중지한 오디오,

밥보다 배부른 음악이여

고전음악에 빠지게 되면 취향에 따라 곡목이나 연주자에 대한 선택의 폭이 거의 무한하다는데 여기에 고전음악을 듣는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애호가들은 “주커만”, “정경화” 또는 “번스타인”, “카라얀” 같은 사람을 따라 자신의 기호를 만들기도 하고, 어느 곡은 “호로비츠”의 연주가 최고이고, 또 “푸르트벵글러” 지휘가 제일 아닐까 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든다. 이렇게 소위 명반을 찾아 전국의 레코드가게를 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전음악를 즐기는 또다른 매력이 여기 있는데 거의 ‘마력’과도 같다.

나도 한때 주말마다 서울·대전의 레코드 가게를 뒤지고 다닌 적이 있다. “오이스트라흐”나 “요셉수크” 등 좋아하는 연주자의 음반을 찾아 끝없는 고행을 하다가 허름한 중고 레코드 판매점 한 귀퉁이에서 그토록 원했던 레코드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비록 중고LP이지만 가격이 매우 고가여서 주머니가 모두 털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마음은 날아갈듯이 가벼웠다. 재빨리 집으로 달려와 자식과도 같이 애지중지하는 오디오에 전원을 넣고 턴테이블에 음반을 얹는다. 그 다음, 카트리지를 손에 잡고 조심스럽게 음반 위에 올려놓고는 앰프의 볼륨을 서서히 높인다. 드디어 기다리던 음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순간, “아!”절정의 만족감과 무아지경에 밤을 꼬박 새워 듣고 또 들었던 날이 어디 하루 이틀 뿐이던가. 지금도 시내를 지나면서 레코드가게를 지날 때면 간혹 그때를 회상하며 안으로 들어가본다. 하지만 LP는 한장도 없고 CD만 매장을 가득 채워진걸 보곤 그냥 뒤돌아 나오는데 여간 허전한게 아니다.

누구는 ‘CD가 어때서 음질이 떨어지는 구닥다리 LP를 찾고 난리냐’고 하겠지만 그건 그렇지가 않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때 나는 3천장 가까이 음반을 수집했었다. 그러나 자주 이사하면서 폐판되고 사업실패가 겹치면서 처분한 결과, 지금은 고작 1천장 정도만이 내곁에 남아 있다. 그것도 대부분 오리지날이 아닌 라이센스로...

필자:조영봉(당진여객 부장 355-3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