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환경오염 유공책임 커
(주)유공이 당진주민을 상대로 울산,경주지역 관광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석문공해공단,한보화력 반대투쟁위원회(상임의장 이명남)는 지난 9일, 10일 이틀간 유공의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이 일대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방문에는 투쟁위 임원과 당진청년회의소, 당진군농민회등 사회단체대표, 석문/고대,산지역 주민등 42명이 참여했다.
울산지역의 선례를 통해 석유화학산업 입주에서 비롯되는 경제적 부가가치와 환경문제를 총체적으로 조사할 목적이었던 이번 방문에는 배달환경연구소의 정종관 연구위원과 서태안환경운동연합의 문승수 사무국장, 대산 공해대책위원회의 김춘수 위원장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방문은 울산지역의 변화과정을 가장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울산환경운동연합의 주관으로 이루어졌다.
/편집자주/
이주결정 뒤에도 눌러사는 부곡동
울산에 도착한 조사단은 첫 방문지로 유공과 인접해있는 부곡동에 내렸다. 말그대로 폐허였다. 주택 대부분이 철거된 가운데 일부 세입자들만이 남아 임대아파트로 이주하게 될 그날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었다.
85년 온산병이 알려지고 86년 정부에서 이주결정이 난 이 일대는 아직까지도 이주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국가공단이라 이주책임이 정부에 있으나 기업ㆍ정부ㆍ울산시사이에 이주비 부담협의가 안돼 애꿎은 주민들, 특히 세입자들은 공해가 쏟아지는 줄 알면서도 그곳에 눌러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피부병과 두통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한번 감기에 걸리면 좀체로 낫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마전에 출산을 앞둔 딸이 친정을 찾아왔으나 딸이 감기에 걸린 데 이어 아기마저 출산직후 감기에 걸려 몸조리도 못시키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폐수종말처리 불가능한 산업
이어 조사단은 석유화학공단 폐수방류지점을 둘러보았다.
공단에는 유공을 제외하고 21개의 업체가 들어서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질은 7만여가지가 넘는다고 했다. 이중 위험한 것이 저장탱크로 암이나 백혈병을 유발시키고 식물을 고사하게 하는 아세톤, 벤젠, 크로로프롬등 VOC를 배출하며 울산의 현재 심각한 대기오염에는 유공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한다.
95년, 96년 울산지역의 농작물 피해보상액은 각각 21억, 20억으로 울산화력과 유공의 보상액이 가장 켰다.
울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에서 폐수종말처리장은 설치가 불가능하다. 도대체 어떤 물질이 배출되는지 조차 파악할 수 없고 오히려 각종 화학작용으로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월에도 소독해야 하는 오대마을
배꽃은 일년 두번 피어 과실피해
마주보이는 오대마을, 오천마을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이주권고를 한 지역이었다. 소음공해에다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고 기온이 높아 1년내내 모기가 서식한다는 곳이다. 생태계 파괴로 개구리가 없는 곳, 모기장안에서 식사를 하고 11월까지 시에서 방역작업을 해야하는 곳, 에프킬라를 몸에 뿌리고 논에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기온 때문에 가장 피해가 큰 작물은 ‘배’였다. 1년에 한번 피어야 할 배꽃이 봄, 가을에 두번에 걸쳐 피고, 대신 열매가 적은 것이다.
이런 피해말고도 석유화학업체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물질은 암이나 급사등 원인불명의 질병쪾사망과 연결될 수도 있으며 한곳에서 사고가 나면 연쇄폭발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업종은 임금이 높음에도 불구, 이직율이 매우 높으며, 이 지역 40%의 주민이 여건만 되면 떠나고 싶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울산은 집값보다 전세값이 높고 각 기업의 이사들도 대부분 서울에서 산다고 한다.
폐기물 처리업체 공해저감대책없어
경치가 빼어나 삼국시대 때부터 경주의 왕들이 나들이를 왔던 곳, ‘처용가’로 더욱 유명해 지금도 ‘처용암’이라는 돌이 서있는 황성동. 건너편에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보다 더넓은 백사장을 자랑했던 온산 앞바다가 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는 석유화학업체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을 처리하는 폐기물 처리업체가 들어서있고 공해저감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각종 중금속과 다이옥신이 무방비로 방출되고 있다. 이같은 폐기물 처리업체는 석유화학산업에 반드시 따라 붙으며 울산에도 14개업체가 가동중이라 한다.
얼마전에는 폐기물 처리업체 ‘ㄱ산업’에서 보일러가 폭발해 유공의 저장탱크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만일 폭발물이 조금만 더 날라갔다면 연쇄폭발로 공단은 물론 울산시도 날라갔을 것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담옆에 업체 소각장 있어
86년도에 이주결정이 난 용연동, 그러나 마을에는 보상추진위원장 이름으로 주민총회공고가 나붙어있어 아직도 이주문제를 끌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어횟집으로 유명했던 이곳은 유공 탱크옆에 있어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도 80명의 학생이 있는 초등학교 담옆으로 한 업체의 소각장이 있어 한 여름에도 문닫고 수업을 했다고 한다.
유공 까스가 있는 선암동, 화재로 산이 타는 바람에 나무를 새로 심었으나 아직도 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까스가 밀폐되면 폭발하므로 결국 방출될 수밖에 없다’고 울산환경연합 허국장은 말했다. 우리나라 까스의 40%를 갖고 있는 유공의 산아래 저장고. 고압선 밑에 탱크가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유공에서 심은 소나무들은 대부분 죽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유공은 또 1부두에서 7부두까지 가지고 있고 자체철로도 가지고 있었다. 유공 아래의 장생포동은 민둥산이었으며 주민들의 이주요구에도 불구, 정부에는 이주계획이 없었다.
개발의 뒤안에서 1주에 이틀 농성
뒷쪽으로 태화강이 있고 위로는 이병철 회장의 별장이 있는 돗질산 아래 여천천. 옛날에 메기를 잡던 이곳은 심하게 오염되었고 공해가 심한 곳에서의 생존본능으로 소나무마다 솔방울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예전에 평야지역이었다가 공해 때문에 농사를 망치게 된 ‘달동’. 이곳은 지주들이 땅을 매입해 신도시로 개발, 울산역과 남구청이 들어섰으나 계속 지반이 내려앉고 있으며, 아파트마다 공기정화기를 놓고 살아가는 곳이다. 그러나 집값이 떨어질까봐 주민들은 공해사실을 숨기고 있다.
서민들을 고향에서 내몰고 대지주의 돈과 힘의 논리로 진행된 개발의 뒤안에서 이곳 주민들은 1주일에 2번씩 농성을 벌였다고 한다.
보상싸움으로 주민2명 구속되기도
울산에서 제일 컸던 마을 ‘이진리’는 독성에 의해 돌색쪾바위색까지 변해있었다. 온산초등학교는 굴뚝만 남긴 채 4년전에 폐교되었다. 폐수가 그대로 이곳 대정천에서 바다로 흘러드는데도 이곳 주민들은 불법양식을 하고 있었고 ‘시’는 이들의 생계수단을 묵인해주고 있었다. 시내로 이주했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이곳 70가구는 경기화학에서 내뿜는 가스를 뒤집어쓰며 살고 있었고, 시청에서는 ‘어서 나가라’고 이들에게 철거할 것을 요구하며 계속 경고장을 보내고 있었다.
온산읍 우봉리. 멸치가 잘 잡히는등 어업이 발달해 부자마을이었던 이곳은 85년에 이주보상 협의가 끝났는데도 6~7년 후에야 보상비가 지급돼 가난하게 그냥 눌러앉은 마을이다. 이주비 보상싸움으로 주민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온산읍 덕신리. 정부에서 강제이주시킨 이 마을에서는 농사짓고 고기잡던 시절보다 더욱 가난해진 주민들이 공동체가 붕괴된 채 피난민과 같은 뿌리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신생아 37%가 비정상
범죄율쪾이혼율쪾사고율 1위
울산은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최고의 어장에 남부지역은 기름진 평야를 자랑하던 곳이었다. 경남의 알프스라 불리던 산들을 끼고 문화유적지 또한 풍부하고 잘살던 곳이었다. 아마도 국제관광지로 개발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허달호 사무국장은 말했다.
그러나 울산은 지금 우리나라 공해백화점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부는 여름이면 울산의 공해는 더욱 심해진다. 60년대 울산과 90년 울산은 기온에서만도 평균온도 1℃, 최저온도 2℃의 차이가 난다. 빙하기에 공룡이 사라진 원인은 평균기온 3℃가 상승한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 울산 동광병원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는 37%가 기형 또는 비정상이며 7개월안에 자연유산되는 경우도 태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인구 1백만으로 7월에 광역시로 승격하는 울산은 다른 한편 범죄율, 이혼율, 교통사고 사망률에서도 전국 1위이다. 정종관 배달환경연구위원에 따르면 울산의 휘발성 화학물질과 범죄율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완만한 서해안 급격히 오염될 것
울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당진은 강이 없어 용수난이 더욱 심각할 것이며, 해류가 빠른 울산에 비해 서해안은 호수가 많고 완만해 오염이 급격히 확산될 것이다.
유공의 울산공장 250만평은 여의도 광장의 3배나 되는 규모이다. 규모가 훨씬 작은 현대자동차가 3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이곳 250만평에 고용된 인원은 3천명 뿐이다. 고용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울산은 화약고와 같다고 한다. 작년에도 폭발사고로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유공 NEP공장 탱크에도 불이 붙어 3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그런데 왜 유공 가까운 거리에 아파트가 있는가? 이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에서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그곳에 건축허가를 내줘서는 안된다. 울산문제는 마을에 공단이 입주함으로써 공해속에 주민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여건속에서 개인이익을 위해 공장이 입주할 땅을 판다면 그것은 환경파괴에 동조하는 일이다.”
/최종길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