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면담

“저공해 중소기업 유치는 불가능하다.

공해업체 반대만 하지 말고 주민 스스로 대안 세워라”- 이명자

지난 14일 석문공해공단쪾한보화력 반대투쟁위가 심대평 도지사를 방문해 석문공단의 업종변경추진에 대한 도의 입장을 듣고 주민의사를 전달했다.

김종문 군 개발위원장의 사회로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심지사는 주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상당시간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석문공단에 중소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려 대기업 중심의 유화단지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심지사는 환경적으로 심각한 대산유화공단과 울산공단을 언급하면서 공해문제보다는 개발이익만을 강조해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 ‘도지사의 환경의식에 문제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심지사는 공해피해를 이유로 공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주민들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라고 거듭 주문하는등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다음은 심대평 지사와 투쟁위원들과의 면담내용이다.

투쟁위

도에서 시행자로 나선 것은 입주업체를 자치단체가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자치단체가 대표적인 공해업종인 유화단지 입주를 검토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김대희 집행위원장 : 석문국가공단 개발사업의 추진현황을 설명해 달라.

■답변(이종은 공영개발사업단장) : 1992년 도가 시행자로 선정돼 93년 기본계획실사를 마치고 95년 입주업체를 모집했다. 당초 기본계획에 중소업체를 모집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유공, 한보, 고려화학등 대기업이 입주를 희망해 왔고 중소기업은 대우금속 하나였다.

이에 따라 기왕 신청한 업체를 수용하기 위해 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

■도지사 : 국가공단이지만 도가 시행자로 나선 것은 개발이익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주민들이 공해업체 안된다고 반대한다면 도가 나서서 유화단지를 추진할 이유는 없다. 주민들이 중소기업 유치를 원한다면 주민 스스로 유치위를 만들어 나서야 한다.

그동안 투쟁위는 반대만 해왔으나 이를 찬성하는 주민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해없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 대안을 갖고 싸워야 한다. 그렇다면 석문공단에 유화단지하지 않겠다. 도는 석문공단과 이해관계가 없다. 단지 도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당진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다.

공해가 적은 첨단산업은 임해공단에는 없다. 국가적으로 석유쪾철강은 그쪽으로 가는 게 낫다는 의견이고 주민들과 합의해 유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렇게 하겠다. 그렇지 못하다면 유치업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라.

요약한다면 도의 입장은 이 세가지다. 첫째, 강제로 공단을 조성할 이유가 없다. 둘째, 우리 힘으로 중소기업이나 저공해 업소를 유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셋째, 석문공단은 농업입지로 적합치 않으나 주민들이 공단반대하고 농업으로 쓰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라. 의견 상충되는 바 없다.

■이명남 상임의장 : 당진은 현재 교통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대산공단으로 가는 대형 화물차량들이 당진을 통과하고 있고 개발이 진행될수록 교통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업체가 교통이 불편한 석문공단에 입주하겠는가.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은 만들어 놓지 않은 채 입주업체가 없다고 민간에게 문제를 떠맡기는 것은 모순이다.

또 일부 개발에 따른 이해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고 주민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당진은 전체가 공단이다. 당진이 공해로 버려진 땅이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어 반대투쟁을 벌이는 것이다.

■도지사 : 그 지역에 공해업종을 떠넘기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농업군이 공업군으로 전환할 때 그만한 희생도 있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반드시 있다. 가장 오염이 심각하다는 울산의 경우 인구 100만이 넘었다. 이는 공업화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에 따른 이익을 무시할 수 없는데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중소기업의 공해는 규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기업의 공해는 규제 가능하고 유화단지의 경우 훨씬 규제가 쉽다. 어차피 농업군으로 남아 있지 못할 바에야 공업화하는 것이 당진을 위해서도, 충남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도로나 항만없이 공장을 짓는 것은 지적하신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도 재정자립도는 현재 28%로 그럴 능력이 안된다. 공장이 들어서면 그만큼 여력이 생긴다. 서산에 유화단지가 입주한 후 지방세 100억이 떨어지고 있다.

■김대희 : 정책입안 과정에서 지역실정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 개발권을 위임받은 도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환경에 대한 염려를 안할 수 없다. 대산유화공단으로 인한 피해를 우리는 실제로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지역에 현재 3개의 국가공단이 있고 당진화력을 비롯 한보화력도 현재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해안선은 거의 다 매립됐고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는 갯벌이 사라졌다. 주변 여건을 보더라도 당진지역에 공해가 밀집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며 이를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지사 : 과거보다 앞으로의 환경피해는 훨씬 낮아질 것이다. 공해방지시설이 훨씬 첨단화돼 있고 감시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공해시설이라고 해서 무조건 못받겠다는 방법으로는 안된다.

충남은 이제 겨우 개발을 시작한 도로 넉넉하지가 않다. 수도권에서 밀려나오는 공장 몇개 받아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있어도 그 기업들을 받아 경제력을 축적하는 방법을 택하는 게 정책입안자로서 당연한 입장이다. 물론 공해는 있다. 그러나 개발로 인한 희생의 댓가를 요구해라. 그러한 타협이 필요하다. 오염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손인교 상임위원 : 농업군으로 놔둘수도 있으면 서두르지 말고 신중히 검토해 달라. 여건이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좋은 업체가 들어올 수가 있다.

■도지사 : 한보, 유공등은 1차 모집 때부터 입주신청을 했다. 그쪽에서도 결정을 빨리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 통보해 줘야 한다.

개발과 보존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은 원칙이다.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후손들이 살아갈 방법이 없다. 조화있게 논의해달라. 공단 안하면 농업지역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장준섭 공동의장 : 시행자인 도는 중소기업유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지역정서는 유화철강단지는 반대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합의점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홍근 공동의장 : 현재 중소기업은 불경기이다. 당초 1차 계획했던대로 중소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규제조건을 도에서 풀어달라. 시행업자인 도가 우리보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한다면 더이상 할 얘기가 없다.

■도지사 : 중소기업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겠는가. 국가공단 우리가 못하면 토개공등 다른 기관으로 시행권이 넘어간다.

■김대희 : 도에서 개발권을 갖게 된 것은 개발이익 환수와 입주업체를 자치단체가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자치단체가 대표적인 공해업종인 유화단지 입주를 검토한다는 사실 그 자체 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농지로 활용하는 한이 있어도 유화단지입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지역의 정서다.

■도지사 :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후 지역에서 결론 내려달라. 다시 한번 대화시간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