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는 무엇을 주기에 앞서 내것을 나누는 것

명 순 옥 합덕농협 부녀부장

입춘(立春)이 지났다. 금년 겨울은 삼한사온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비록 날씨는 추워도 자연의 질서가 지켜지는 데 좋은 조짐이 생길듯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입춘날에는 집집마다 춘방(春榜)을 문짝마다 내다 붙이는 풍속이 있었다. 지금은 아예 사라진 고유양속에 속하니 나이든 사람으로 아쉽기 한이 없다. 춘방으로는 대문 양쪽에 각자의 취향에 맞추어 “입춘대길, 건양다경” “소지방금출, 소문만복래”를 써붙이며 집안의 복을 빌었던 것이다. 좀더 멋부리는 집에서는 적당한 글귀를 맞추어 따로 써붙였던 것이다.

필자도 서당에 다닐 때 조부님의 강압에 못이겨 훈방을 써서 대문에 붙였는데 글씨모양이 좋지 않아 다음날 새벽에 어른들 몰래 뜯어내고 종아리에 피멍이 들도록 회초리 맛을 본 기억이 60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생생하게 난다.

거실에서 월동을 하는 매화는 지금 흰꽃이 활짝피어 맑고 깨끗한 향기를 그윽하게 풍기므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봄꽃인 것이다. 매화꽃은 백색, 홍색, 그리고 드물게 황색꽃도 피워내는 것이 있는데 황색은 영춘화(永春花)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것이다. 모든 꽃을 물리치고 이른 봄에 맨 먼저 피므로 화형(花兄)이라고 부르며 맑고 아름다운 자태로 말미암아 (빙기옥골)“살결이 맑고 깨끗한 미인”이라는 별칭도 붙어있다.

서당에 다닐 때 훈장이 잠시 자리를 뜨면 매화를 치는 흉내를 내다가 알밤을 얻어 먹었는데 옛부터 많은 시인, 묵객의 사랑을 받은 사군자중의 하나인 꽃인 것이다.

매화나무 줄기는 나이가 들수록 그루가 휘어서 멋이 생기고 가지들은 재간을 부려서 여간 운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분재로도 많이 애용하는 매화나무는 분에 심을 때 60도 각도로 비스듬히 심어서 3월경 새순이 돋아나오면 2~3개 눈을 두고 짧게 잘라서 키우는 것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요령이다.

입춘이 지났으니 멀지 않은 날에 만물이 약동하며 새싹이 돋아날 것이다. 새로운 봄에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희망이, 서로의 사랑이 만발하여 좋은 세상, 살기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것을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

명순옥씨!

우리들의 이웃이란 내가 길을 가다가 만나게 되는 사람을 일컫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들이 있는 곳에 내가 찾아들어가고, 내가 그들에게 가까이 가고 능동적으로 찾아들어가 만나게 되는 사람을 우리는 이웃이라고 말한다.

명순옥씨는 합덕농협의 부녀회장으로서 농협 조합원과 기타 주부들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조합의 활성화를 위해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면서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인 것이다. 매화꽃과 같이 항상 밝은 인상을 심어주고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품성을 내뿜으면서 산적해 있는 업무를 처리하는데 손색이 없다.

그로인해 합덕농협이 충남에 있는 2백여개의 농협중 농협의 부녀부가 가장 활성화되고 타조합의 모범이 되는 농협으로 다섯 손가락중에 꼽히는 것이다.

명순옥 부장은 지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3월중 개강예정인 제4기 주부대학 프로그램 준비에 분주하다.(금년에는 5개월 예정) 커리큘럼 작성과 시간에 적당한 강사초빙등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기왕에 졸업한 주부대학생(약 5백명)의 월례모임 주선과 동창회 운영건, 그리고 농협 사업의 홍보와 설명회, 주부들의 농협참례의 적극적인 유도, 무료 예식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일당백의 일꾼중에 일꾼인 것이다.

지난 가을 추곡수매 때에는 현장에서 따끈한 차를 농민에게 제공하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가면서 막걸리 시중에 손놀림이 바쁜 것을 보았다.

원래 삶이란 마치 음악과 같아서 규율보다는 느낌과 본능에 의해서 이루어질 때가 많은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가슴과 머리, 이둘은 인간능력의 두 극인 것이다. 둘중 하나가 없으면 행복은 반감된다. 지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따뜻하고 훈훈하며 넉넉한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업무에 있어 어려운 사항은 요즘 젊은 주부들은 고학력자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데 쉽게 시간을 낼 수가 없습니다. 퇴근하면 집에는 집대로 할일이 있지요. 며느리, 아내, 주부, 그리고 5남매의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충실치 못하여 안타까울 뿐입니다”

명순옥 부장은 시어머니와 남편의 이해가 없으면 가정과 직장이란 두가지의 별개의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부군의 적극적인 외조의 덕분으로 직장에서의 윤활유 역할을, 업무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순옥 부장과 주부대학 동창생들은 불우이웃 돌보기에도 열성적으로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웃에게 자비스러운 행동은 무엇을 주기에 앞서 내것을 나누는 행동으로 이해해야 된다. 농협의 주부들은 자신들의 바쁜 시간을 이웃들과 나누어 사용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민주적 운영이란 조합장이나 이사들을 조합원 스스로의 투표로 선출하였다는 것 만으론 부족하다. 조합의 모든 운영을 투명하게 전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게 운영해야 더욱 큰효과를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조합의 간부는 필요한 것이며, 이런 간부들이 많은 조합은 발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