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에 당당히 대결하여 늙어도 멋진 삶을 창조하라

정 희 만 옹 합덕읍 교동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사는 정년퇴임한 노부부는 매일같이 저녁에 슬롯머신(일명 빠찡코)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노부부는 3불짜리 코인을 넣고 손잡이를 당기다가 영감님이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화장실로 가기전에 할머니에게 다녀오는 동안 꼭 3불짜리 코인을 사용하라고 단단히 일러두고 나갔다. 할머니는 번번히 3불 코인을 넣고 꽝만 나오는 것이 아까워 2불 코인을 넣고 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 잭판이 터져 와르르하고 코인이 쏟아져 내려온 것이다.

이 광경을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바라본 영감님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홧김에 할머니를 때리면서 “3불 코인을 넣으라고 했는데 2불 코인을 넣었으니 상금을 적게 탔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결국 영감은 상해와 업무방해죄목으로 경찰서의 철장신세를 지게 되었던 것이다.

“노년의 결핍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을 청년시대에 획득해 두어라. 그리고 노년의 양식으로서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노년에 영양부족에 걸리지 않도록 젊은시절에 노력하여라”라고 중세의 르네상스의 천재적 거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말했다.

우리는 50대 전후하여 “노인의 준비교육”을 해야한다. 이런 교육을 하면 노후에 아름답게 늙고, 지혜롭게 늙으며 보람있게 행복하게 늙을 수 있는가를 가상체험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20대는 작은 오토바이와 같이 힘이 있었다. 30대는 지프와 같은 힘으로 앞을 달려갈 수 있었던 것이다. 40대에는 힘센 넙적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듯한 안정된 힘으로 생활을 한다. 이런 것들을 주위에서 오랫동안 본것이다.

그러나 50대에서는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이다. 적재함에는 가족, 회사, 돈, 개성(個性), 체험, 그밖에 여러가지를 싣고 고속도로 위를 앞으로만 달리고 있는 꼴이다. 끝내는 타이어나, 액슬이 낡아 덜거덕 거리고 휘발유가 다 떨어진 것도 모르는 채 계속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때 속력을 좀 늦추고 정년후에 생활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그때에 맞게 트럭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스스로 교육하는 것이 “노인의 준비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의 늙음은 아주 먼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은 어제의 자신보다 늙었고, 내일의 자신은 오늘의 자신보다 늙게 되는 것이다. 늙음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만 하지 말고 당당히 대결하여 그 가운데서 멋진 삶의 모습을 창조하여 노인이 된후 10년, 20년의 긴세월을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것인가를 확고히 정신적 대책을 확립해야 되는 것이다.

정희만 옹!

정희만 옹은 금년 82세로 우강면 공포리 태생으로 합덕초등학교 5회 졸업생이다. 일본 오오사카의 공업고등학교 야간부 2년 수료를 하고 21세때 서울에서 토목회사 사원으로 근무, 건축현장의 감독대리로 있었다. 강원도 장전(지금은 북한땅)에 있는 조선공사에서 현장 총지휘를 하다 8.15 광복을 맞아 합덕에서 자리잡고 50년을 살고 계신다.

시간에 관한 철학을 생각하는 방법에는 “베르그송시간”과 “뉴턴시간”이 있다. 뉴턴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부여되는 시간을 말한다. 즉 시계의 바늘이 시시각각 지나가고 있는 바로 자연시간이다. 이에 대하여 “베르그송시간”이라는 것은 시간의 밀도에 의한, 진하고 엷은, 그리고 길고 짧음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으면 시간은 길게 느껴지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으면 짧게 느껴진다. 한쪽은 지루하고 김빠진 시간의 흐름이고, 다른 한쪽은 밀도가 진한 시간, 깊이있는 시간의 흐름인 것이다.

50대 전후한 사람들도 이제부터라도 “베르그송시간”의 삶을 살아보라고 권하는 것이다.

정희만 옹은 “베르그송시간”을 만끽하고 산 사람일 것이다. 광복후 합덕에서 연호목공소를 차려 농방을 운영했다. 60년대초에 건축계에 뛰어들어 첫작품으로 합덕농고의 석조교사를 신축한 것이다. 그후 신합덕천주교회, 합덕대건신협 구관, 그리고 많은 초등학교를 지어냈다. 그리고 끝으로 합덕읍 청사를 건축하고 30년간의 건축계의 생활을 청산한 것이다.

“낙천지명 고불우”(樂天知命 故不憂) 역경에 나오는 명언이다. 하늘을 즐기고 네명을 알아라. 그러면 근심이 없다. 즉 자기의 천명을 알고 즐기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노후에 경제적인 대책을 으뜸으로 생각하고 젊어서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과 현재의 사람을 보건데 돈만으로는 늙음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노후의 긴시간을 이기려면 평생추구하는 일과 언제나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야한다.

서예에 몰두하거나, 독서에 심취하거나, 그림에 열중하거나, 조각에 몰입하거나, 작품을 쓰거나, 서화를 수집하거나, 바둑을 즐기거나, 수석을 모으거나, 등산을 하거나 자기의 천분과 취미에 맞는 일을 가져야한다.

일에 몰두할 때 우리는 인생의 충실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무위도식할 때의 생활은 허무감과 권태감만 느끼게 되고 괴로운 생활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젊어서부터 이런 취미를 서서히 길러야 바로 이것이 “노인의 준비교육”이며 노후생활에 만족감과 멋있게 즐기며 생활할 수 있는 도움닫기의 한 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