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학교와 마을의 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 지난달 29일 ‘학교와 마을의 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프리카의 속담인 줄만 알았던 이 말이 당진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이 마을에 있는 돌봄센터에서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고, 학부모 단체가 학교로 들어와 아이들과 함께 방과 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5년 차를 맞은 당진행복교육지구가 2기를 시작하며 ‘당진마을교육포럼’을 출범했다.

이를 위해 운영위원회가 마을 교육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고 현실화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민·관·학 관계자 70명을 대상으로 ‘학교와 마을의 협력과 동반성장’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어 오는 13일에는 ‘읍면동 마을교육자치회 구성과 운영’을 의제로 읍면동 주민자치 관계자와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대면 주민자치회와 모두다교육조합이 각각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 한은경 마을교육공동체 어울림협동조합 이사장이 ‘마을이 살아야 교육도 산다’는 주제로, 윤양수 당진교육지원청 장학사가 ‘학교와 마을의 협력과 동반성장’을 주제로 토론에 참여했다.

“안정적인 공간 확보 마련 필요”

특히 이날 토론에서는 마을 교육을 펼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논의됐다. 한은경 마을교육공동체 어울림협동조합 이사장은 “고대면주민자치회가 지역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것과 모두다교육조합이 학교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마을 교육을 위해 안정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과 민의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공간의 문제는 관과 민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며 “민의 의견이 관에 반영되려면 먼저 민들의 고민이 모이는 자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포럼이 계속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유휴 공간 찾아 공유해야”

이어 윤양수 당진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현실적인 대안점을 제안했다. 먼저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데 있어 학교장이 받을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공유재산 사용허가 신청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마을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휴 공간을 조사하고 정리·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학교와 마을이 개별 접촉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과하게 소모하는 문제에 대해서 ‘읍면동 마을교육자치회’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학사는 “마을돌봄과 마을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문턱을 낮추고 학교 시설을 개방해야 하며,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행·재정 지원, 사업 공모 시기 조정, 1~2월 공백기 지원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며 “하지만 적극 행정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사례1] 고대면주민자치회의 ‘청소년라온돌봄센터’

“청소년과 아동 돌봄 분리해야”

고대면에서 마을 돌봄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첫 고대면 주민총회에서 지역 청소년들이 “방과 후 이용할 수 있는 문화·여가 쉼터가 없다”는 의견에서 시작됐다. 지역 청소년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복합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 달라는 의견이 주민총회 사업으로 발굴됐고, 곧 주민총회에 상정, 반대표 없이 100% 찬성으로 사업이 통과됐다.

고대면주민자치회는 고대면 행정복지센터와 지역단체에 청소년자치활동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단체 회의에 참석해 청소년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구했다. 그 결과 30평 규모의 공간을 확보했고, 충남도로부터 청소년자치공간 리모델링 사업비를 지원 받았다.

시설은 청소년들의 의견이 더해지면서 노래방과 PC, 프린트, 게임방, 주방, 소파, 독서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청소년의 뜻이 반영된 청소년라온돌봄센터에서는 현재까지 동아리 활동과 북카페, 방과후 돌봄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고대면주민자치회는 더 나아가 2021년 9월 리모델링 혹은 신축할 예정인 ‘주민소통 오아시스’ 건축물에 아동돌봄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사례를 발표한 전종훈 고대면주민자치회 교육분과위원장은 “청소년라온돌봄센터에서 운영하는 마을방과후 아동돌봄을 신축(리모델링) 공간으로 이전하면서 아동돌봄센터에서 청소년돌봄센터로, 그리고 어르신돌봄센터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교육복지 타운이 고대에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2] 모두다교육조합의 ‘온종일 돌봄’

“지속적인 마을안(安) 돌봄 필요”

모두다교육조합은 전대마을학교에서 비롯됐다. 시내권에서 떨어진 송악읍 전대리에 있는 전대초는 다수의 학부모가 아이들을 직접 차량을 이용해 통학을 도와야만 했다. 시간을 들여 학부모가 학교를 찾지만 머무를 공간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학교에서는 학부모를 위해 컨테이너를 마련하며 쉼터를 제공했다. 또한 배달강좌와 부모교육으로 학부모 참여를 유도했고, 학부모도 의견을 모아 교육공동체인 전대마을학교, 그리고 모두다교육조합을 설립했다.

현재 전대마을학교와 모두다교육조합에서는 지난 2019년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기존 방과 후 수업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캔들과 방향제를 만드는 향기 공예와 뮤지컬과 요리, 도예, 원예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지역주민과 학부모, 학생이 함께하는 모두가족캠프를 주최하기도 하고 여름방학과 주중, 주말 틈새 시간을 활용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어 지난해는 팽이와 축구, 아동요리 동아리를 학생들과 함께 운영하고 겨울방학 돌봄까지 확대했다. 올해는 2021년 충남형 온종일 돌봄 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는 가운데, 전대초와 북창초, 한정초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계상충 전대마을학교 대표 및 모두다교육조합 사무국장은 향후 지역 학부모의 교육공동체를 발굴하고 마을교사 양성과 파견, 학교 밖 돌봄 운영, 학교 방과후 돌봄 위·수탁 계획을 발표했다.

덧붙여 “지속적인 마을안(安)돌봄 운영을 위한 예산과 행정 업무 지원 및 서류 업무 간소화 시스템 마련, 공동체의 잠진적 자립을 위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