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주민들은 왜 핵폐기장을 유치하려 하는가
대산유화단지, 간척사업으로 어장잃어
관광지 개발도 현지 주민에겐 ‘그림의 떡’
“핵폐기장 안된다면 생계대책 세워달라”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 신청으로 난지도가 지역주민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난지도 주민들의 유치 신청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난지도 주민들은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 신청에 대해 생존권이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난지도는 김과 굴양식으로 상당한 소득을 올렸으며 갖가지 생선이 잡히던 황금어장을 끼고 있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인근에 대호방조제가 막히면서 어장이 황폐화되기 시작했고 특히 대산3사가 들어서면서 섬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었던 김·굴 양식이 급격히 악화됐다.
대산3사 가동 이전만 해도 김 작황이 책당 85.5속이었으나 현대정유가 가동을 시작한 89~91년 사이엔 53.8속으로 급속한 감소추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까지 가동되기 시작한 92∼93년에는 13.4속까지 떨어졌다는 것.
물론 청정해역에서만 자란다는 굴도 더이상 양식을 할 수 없었다.
난지도 박용수 이장에 따르면 계속된 환경피해로 생존에 위협을 느낀 주민들은 대산3사와 재판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대산3사의 경우 관할 자치단체가 다른데다 거리도 5㎞ 이상 떨어져 있어 피해보상에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보상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재판과정에서 소요되는 막대한 소용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3억6천만원으로 타협하는 선에서 끝내고 말았다고 한다. 한 가구당 2백여만원밖에 안되는 액수였다. 섬 주변에 건설된 당진화력에도 보상을 신청했으나 완전보상이 아닌 간접보상밖에 안됐다. 이에 따라 받은 해태 보상금은 김 책당 40만원. 한 가구 당 4백만원 가량의 금액이 돌아갔다.
당진군에서 난지도를 관광지로 육성한다며 해수욕장과 청소년 수련원을 건설했으나 주민들이 실제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특히 당진군이 청소년 수련원을 민간위탁하는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면서 핵폐기장 유치 신청이 가속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난지도 출신인 박근식씨는 당진군과 ‘당진시대’ 인터넷 홈페이지 여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초등학교 때에 대호방조제가 막혀 조류가 바뀌고 고기가 없어진데다 대산에 정유공장이 들어서고 교로리 화력발전소에 대산항 건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어 난지도 주민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난지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난지도 주민 김병돈씨는 “어업도, 김·굴 양식도 안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더 이상 먹고 살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핵폐기장 유치를 반대한다면 섬 주민들을 살려주는 방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따라 섬 주민들의 생계문제에 대한 자치단체 및 정부 차원의 무대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진화력 증설 및 핵폐기장 건설 저지 범군민대책위원회(상임의장 김중회)에서는 “난지도 주민들의 결정은 대단히 위험한 선택임에 틀림없지만 날로 악화되는 생활환경 속에서 핵폐기장 유치까지 결정하게 된데에는 지금까지 이를 방치한 자치단체 및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환경피해에 대한 총체적인 보상대책과 함께 주민들의 생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진군에서는 “환경피해에 대한 보상은 사업시행자와 주민들간에 협의할 사항”이라며 “공해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생계대책 마련 등은 상위법을 따라야 하는 자치단체의 입장에서 어쩔 도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