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교통안전연수 강요 ‘말썽’

수업결손, 예산낭비… 교사들 ‘발끈’

매주 목요일이면 충남 공주 ‘충남운전연수원’(금흥동)에는 아침부터 수백여명의 도내 초·중·고 교사들이 모여든다. 가깝게는 인근 연기, 공주, 논산 등에서 오는 교사들도 있지만 태안, 보령, 당진 등 3~4시간을 꼬박 달려 오는 교사들도 많다. 그렇다고 교통법규를 위반해 벌점이 많거나 면허정지를 당한 교사들은 아니다.

각 학교별로 할당된 인원을 채우기 위해 동원된 일반 교사들이 태반이다. 물론 교통안전 교육을 받기 위해서이며 이날 학교수업은 대체수업이나 보강수업으로 대신한다.

최근 이들이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강복환)을 상대로 교통안전교육을 강요하지 말라며 집단 사이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교사들의 항의글만도 수백여건에 이른다.

도교육청은 올 상반기까지 도내 초·중·고 교사 6천명에게 교통안전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달 초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300여명씩 이곳 ‘운전연수원’에 의뢰해 교육을 벌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각급 학교에서 출장비(1일 2만~3만원)를 지원하도록 요청하고 이와는 별도로 교사 1인당 1만원의 교육비와 중식비를 도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상반기중 교사의 교통안전 교육에 최소 3억여원이 예산이 쓰여지는 셈이다.

도교육청은 각 학교별로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참석 인원이 할당된데다 교장의 지시사항으로 하달돼 사실상 강제 동원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천안의 엄 아무개 교사는 “매주 교육 참석 대상자를 결정하느랴 교무실이 술렁인다”며 “희망하는 교사가 없어 교육 경력이 적은 순으로 교육 대상자를 채우고 있고 보강수업이나 대체수업 계획을 세우기 위해 한바탕 법석을 떤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가뜩이나 교사가 부족한 마당에 수업 결손마저 초래하는 교통안전교육을 왜 강제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교사 직무와 별다른 연관이 없는 교육내용도 논란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하루 5시간 동안의 교육 내용은 교통안전 지도요령(1시간)을 빼면 대법원 판례 해설 및 안전운전 요령(1시간), 자동차관리요령(1시간), 방어운전 및 사고처리 방법(2시간) 등이다.

“각 학교별로 교통안전교육 담당자만 들으면 될 것을 면허취득시 이미 들은 내용을 수업 빼먹고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가며 꼭 벌여야만 하느냐”(예산의 이 아무개 교사)는 비판은 이 때문이다.

교사들은 꼭 교통안전 교육이 필요하다면 책자를 통한 교육이나 지역 교육청별 순회교육, 자체연수 등 수업 결손이나 예산을 절감해 벌일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구영회 장학사는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이 교육내용이 도움이 됐다는 답변이 나왔다”며 “일부 교사들의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어 보완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지만 예정된 연수는 강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