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행정의 난맥상 드러낸 하상주차장 재시공

당진군은 최근 당진천에 차량 50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하상주차장을 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시공되는 하상주차장은 물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과거의 하상주차장보다 높이도 낮고 규모도 작다고 한다. 그러나 하상주차장을 놓고 벌어졌던 일련의 과정에서 군 행정의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나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미 철거된 과거의 하상주차장이 시공된 건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전의 일이었다. 군은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93~94년 2년간에 걸쳐 총 3억5천6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3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뒤인 98년 여름, 집중호우로 당진천이 범람하자 하상주차장은 당진천 범람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어 하천정비계획에 따라 모두 철거된 것이다.

그렇다면 당초 하상주차장을 설계하면서 군은 주차장이 하천의 유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종합적이고 신중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주차공간 확보라는 명분에만 급급했던 결과, 막대한 예산을 들인 하상주차장은 몇년 사용되지도 못하고 철거되는 운명을 맞은 것이다.

하상주차장을 둘러싼 군 행정의 혼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군은 하상 주차장 철거를 앞두고 완전히 없애느냐 시가지의 주차난이 심각한만큼 높이를 낮춰 존치시키느냐를 놓고 고민을 하다 하상주차장이 그동안 주차난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해 왔다고 보고 존치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주무부서의 담당과장이 바뀌면서 하상주차장은 홍수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시장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군은 하상주차장을 대신할 임시주차장을 당진3교 부근에 조성하는 것으로 이를 무마했다.

그러나 이 임시주차장은 위치상 부적합해 대형 덤프차량들의 주차장으로만 활용되었을 뿐 일반차량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당진시장 주민들은 주차공간이 없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당진군은 마침내 당진천에 8천9백만원을 들여 다시 하상주차장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한가지 사안을 놓고 세번이나 말을 바꿔야 했던 당진군의 속사정이 무엇이었건 간에 홍수피해가 우려된다며 모두 없애버렸던 하상주차장이 1년도 안돼 재시공되는 현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은 곱지가 않다. 그 현장은 수억의 주민혈세가 투입된 시설을 얼마 지나지 않아 철거되도록 만든 안목없는 행정과 무엇이 옳은 결정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만든 무원칙한 군행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