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당진읍 탑동사거리에 고가차도를 놓을 것인지 4차선 확포장공사만 할 것인지를 놓고 사업 시행청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탑동사거리 인근 주민들간의 공방이 시작된지 1년이 넘었다.
급기야 감사원이 주민들의 고가차도 반대민원을 받아들여 이미 설계까지 끝난 고가차도 건설사업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고가화 결정은 당진읍 도시계획이나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 등 주변의 여러 변화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재검토하라’고 시행청에 조치했다. (본보 5월28일자)
그러나 감사원은 재검토 조치를 내리면서도 ‘고가차도가 불가피할 경우 높이를 낮춰 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단서를 붙여 감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분분하다.
탑동 주민들은 고가화 결정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시행청은 감사원이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은 만큼 과정상에 중대한 과오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고가차도의 높이를 낮춰 시공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시당초 고가차도 건설로 인한 상권 및 재산권 피해와 이에 상응하는 보상대책이 뒤따르지 않는데 대해 이 사업을 반대해 왔던 탑동주민들은 시행청의 이같은 방침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감사원 감사는 아무런 효용이 없이 결국 다시 원점에서 고가차도를 둘러싼 시행청과 주민간의 공방은 계속될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일반 주민들의 반응 역시 엇갈리고 있다. 짜증날정도의 사거리 체증에 신물이 난 주민들은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고가차도 건설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하면 또다른 한편에선 서해안 고속도로가 올 추석을 전후해 서산까지 개통될 경우 서산·태안의 행락지로 가는 경인지역 차량이 대부분인 탑동사거리의 교통량은 급격히 줄어들것 이라며 고가차도 건설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엇이 현명하고 합리적인 의견인지 선뜻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더욱이 ‘장기적인 전망’이라는 명제가 붙으면 판단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탑동사거리는 현재 당진과 서산, 당진과 석문을 연결하는 도로의 한 지점이기도 하지만 지난 98년 확정된 당진읍 도시계획의 주거지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교통량의 증감 여부와는 별개로 당진의 도시개발에 이 도로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판단하는 주체는 두말할 나위없이 당진군이다. 당진의 도시계획과 가로망에 대해 당진군 만큼 잘 아는 기관이 달리 있겠는가.
그러나 군은 지난 96년 당시 평면 교차로로 설계되었던 탑동사거리를 입체화 해달라고 건설교통부에 건의해 놓고서도 정작 반대민원에 부딪히자 이후엔 방관자로 돌아섰다. 한마디로 국토관리청에서 하는 사업인데 우리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는 식이다.
시행청에서 조차 제발 당진군에서 의견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할 정도다. 고가차도가 도시계획 구역안에 들어설 경우 주변 도시계획과 가로망에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고 영향을 미칠지 연구·조사하고 시행청과 협의하는 일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의 몫이 아닌 바로 당진군이 해야 할 일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