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악용되는 ‘복수 조합원 허용’
통합 협동조합법, 1가구내 조합원수 제한없애, 탈퇴는 언제든지 가능해
오는 6월15일 조합장 선거가 있는 대호지 농협이 올들어서만 무려 3백명이 넘는 주민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웬만큼 지역일에 관심있는 주민이라면 이같은 ‘이상현상’을 100% 선거용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 있었던 송산농협 조합장선거를 앞두고도 출마자들의 연고지를 중심으로 신규 조합원수가 급증해 출마자들이 득표를 노리고 조합원 늘리기 경쟁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조합장선거는 선거구가 좁아 한 두표차로 당락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지난 3월 송산농협 조합장선거가 16표차로, 멀게는 작년 1월 고대 농협 조합장선거가 불과 1표차로 당락이 갈린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출마자들은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자기편인 조합원수 늘리기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산 조합장선거 당시엔 출자금을 대납해주고 조합원 가입이 이뤄졌다는 설이 무성했을 정도다.
그런데 선거를 코앞에 두고 선거에 결정적인 조합원 수의 변동이 이같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배경은 조합원의 자격을 크게 완화한 통합 협동조합법과 복수 조합원 허용에 있다.
농협은 지난 94년부터 1가구 1조합원 원칙의 종전의 조합 가입규정이 변화한 세태에 맞지 않는 세대주 중심의 가부장적 규정이라며 1가구에 2인까지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복수조합원제를 시행했다.
영농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농업인이면서도 세대주 중심의 조합원 구성으로 사실상 권리를 박탈당해왔던 여성농민과 젊은 농업인의 조합경영 참여를 보장한다는 것이 복수 조합원 허용의 취지였다. 그리고 지난해 7월 개정된 통합 협동조합법은 1가구에 2인까지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조항도 삭제해 자격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즉,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 또는 경작하거나 1년 중 90일 이상 해당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어도 조합원 가입이 가능해졌다.
즉, 주말에 고향에 내려와 부모의 농사일을 돕는 자녀들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완화된 조합가입조건은 일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이용되기에 딱 알맞는 환경을 제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조합원 가입도 가입이지만 언제든지 탈퇴가 가능하다는 데에서 선거정국에서의 조합원수 급증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종전에는 60일 전에 탈퇴 예고를 하고 회계연도말에 탈퇴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개정된 통합 조합법은 탈퇴의사만 있으면 언제든지 탈퇴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후 무더기 조합원 탈퇴와 이에 따른 출자금 반환 등으로 조합운영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