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보호구역 대규모 토사채취로 몸살

고대면 슬항리 ‘백로 날아오는 곳’ 무차별 파헤쳐져

당진군, 과수원 조성목적 개간허가 내준 뒤 수년간 준공 안시킨 채 방치

보호구역 무분별한 훼손 조장해

백로, 왜가리 등이 날아와 조수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던 곳에 대규모 토사채취가 진행되고 있어 철새들의 서식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당진군은 지난 93년 이 임야의 주인에게 과수원 조성목적으로 개간허가를 내줬으나 10년이 다 되도록 과수원으로 조성되지 않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해 결과적으로 보호구역의 무분별한 훼손행위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당진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86년, 고대면 슬항리 산 105-1번지를 비롯, 이 일대 임야 6.4㏊를 조수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일대는 50여년전부터 백로를 비롯, 왜가리, 해오라기 등 철새들이 집단으로 날아들어 새들의 서식환경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은 보호구역으로 이미 지정된 105-1번지(1.9㏊)에 대해 지난 93년 법적인 하자가 없다며 당시 산주 김모씨에게 과수원 조성목적의 개간허가를 내줬으나 허가가 나간지 8년이 지나도록 과수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음에도 일체의 행정지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군은 지난 98년, 개간허가지를 비롯,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주변 임야 5㏊를 보호구역에서 해제했으며 개간허가지에서는 현재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은 대규모 토사채취가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토사채취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현재 조수보호구로 존속되고 있는 슬항리 산 99번지와 바로 접해있어 이곳의 보호구 지정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주민들은 “토사채취가 이뤄지고 있는 곳 역시 과거부터 철새들이 날아와 앉던 곳이었으나 개간으로 산림훼손이 이뤄지고 난 이후 철새들이 급격히 줄었다”며 “더욱이 근래들어 토사채취마저 이뤄져 소음·먼지 등의 공해로 그나마 얼마 남지않은 보호구역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담당자는 “개간허가지에서 일정량의 토사채취는 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당초 개간목적대로 농지로 이용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