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대전환경운동연합 부장

지금 우리는 90년만에 찾아온 가뭄위기로 농업용수는 물론, 중소도시의 생활용수마저 부족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한해 농사의 시작이 수포로 돌아간 농민들은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도심 변두리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은 생활용수를 길어 나르고 있다.

이러한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민,관, 군, 언론은 앞다투어 피해 농민들에게 양수기 공급을 위한 성금모금, 현장지원 활동들을 벌이고 있으나 계속되는 가뭄 앞에서는 무기력하기 그지없다. 또한 정부는 지금과 같은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책은 댐건설 밖에 없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전국에 중소규모의 댐 10개소를 건설하여 물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가뭄대책은 가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 지속되고 있는 가뭄이 단순히 천재지변이 아닌 무모한 환경파괴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에서 기인함을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아무리 많은 농업, 생활,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하더라도 선진국의 2~3배가량 소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물소비량은 절대 극복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은 정부의 정책이나 국민들의 환경의식의 혁신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우선 정부는 가뭄에 대한 대책을 대규모 환경파괴를 초래할 댐건설과 지하수 개발로만 해결 할 것이 아니라 소양강댐의 10배의 효과가 있고, 안정적인 지하수 확보, 이상기후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녹색댐(숲) 조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산만한 물관리 정책을 일원화 하여 제한된 수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 물 절약 방안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과 범시민운동이 요구된다.

공동주택단지 등에서 빗물 받아 재활용하기, 재활용 세재를 이용한 세탁 헹굼물 아끼기, 세탁헹굼물을 이용한 변기청소 및 양변절수기 사용하기, 세면물 받아쓰기 및 샤워절수기 사용하기, 세면물을 이용해 화단 물주기 등 다양한 물절약 방법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 시민운동이 전개된다면 현재와 같은 가뭄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경제개발의 논리를 환경의 논리에 적용하면 안된다. 끊임없는 소비를 자극해 공급이 부족하니 공업생산품 생산공장설립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물관리 정책에 도입해서는 악순환만 이어질 뿐이다.

물은 이미 무한한 자원이 아닌 유한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물 부족에 대한 중요한 해결책은 물 절약으로부터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