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승 환
한터우리문화연구소장
“오까모도”라는, 일본 오오사까에 사시는 일본분이 계시다. 그분은 돌아가신 내 아버님의 오랜 친구분이시다. 가끔 한국에 오시며는 우리 선산에 오셔서 내 아버님께 간단한 제물을 정성껏 준비해와 선물을 하곤 하신다. “오까모도” 내외분의 친구에 대한 사랑을 우리 내외는 부러워하고 본받고 싶었다.
지난 사월 한식철이 며칠 지났을 때 “오까모도” 내외분이 한국에 오셨다며 성묘를 하시겠다는 소식을 받았다. 내도리 갯가에 횟집하는 동네 누이에게 꽃게 요리를 부탁을 했다.
꽃그이를 삶고, 슴슴사하게 간장에 절이고, 날로 등등 갖가지 방법으로 꽃게 사치를 부탁했다. 그 내외분이 성묘를 끝낸 후 점심대접을 하고 집에 어머님을 뵈러 오셨다. 세분이 몇번 만나셨으니까 반갑다하시면서 계속 절을 하시는 것이다.
말 한마디 물을 때 절하고, 대답하며 절하고 또 말씀… 절… 계속 이어지는 광경은 일본을 빼놓고 다른 민족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경이다. 일본만 갖는 독특한 그들의 문화란 생각이 든다.
이처럼 즐거운 우리 집안 분위기는 평소 별로 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우리 어머님께서 오늘처럼 즐거워 하시는 기회가 자주 없기 때문이다.
이때 불쑥 “바다”가 나타났다. 내 무릎에 와서는 지가 처음 들어본 말들이 이상했던지 귀를 쫑긋 세우고 가만히 있다. “바다”를 본 일본인 부인이 “#0”라며 “바다”를 부른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잘 안기지 않는데 이 눔이 슬슬, 슬로비디오로 가서 안긴다.
사내눔이라 비위가 좋긴 좋구나 생각이 들려는데 다시 부인 품에서 내려와서 “오까모도”씨 뒤쪽으로 돌아가며 킁킁 냄새를 맡는다. 그런데 계속해서 그분 궁뎅이, 무릎 끓은 히프뒤에 나온 발바닥에다 주뎅이를 박다시피 냄새를 맡는 것이다. 조금 불안한 셍각이 드는데 일본 부인이 급하게 ’*#0”라며 작은 소릴 지른다. 그순간 내 눈길이 박힌 곳은 “바다”가 다리를 드는 장면과 함께“찍” 소리를 내며 “오까모도”씨 궁뎅이로 향하는 오줌줄기 였다. 기가 막혔다. 그러나 상황은 끝났다.
“바다”는 냅다 튀고, “오까모도”씨 는 일어나서 자기 궁둥이를 쓸어내며 어쩔줄 몰라하고, 우리 어머니 무슨 일인지 눈치 못채시고, 우리식구 휴지통 찾아 날르고, 일본인 부인 깔깔대며 웃어대고, 나는 “오까모도”씨 궁뎅이를 그분과 같이 휴지로 쓸어냈다. 이것은 비극이었다.
영문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 일본인 부인께 “*#0”라며 물으시고 그 대답을 듣는판에 “오까모도”씨가 박장대소하고 우리 어머님도 영문을 아시고 깔깔대신다.
“무슨 말씀이 들셨어요?” 내가 묻자 입에 웃음이 가득한 어머님 말씀, 일본인 부인말이 “저이가 목욕은 자주 하는데 발은 맨날 빼놓고 씻어요. 언젠가 한번 발 냄새 때문에 챙피 당할 줄 알았어요. 팔십평생 못고치는 버릇이거든요. 쪼그만 강아지에게 당했으니 얼마나 쌤통이에요”하더란 것이다.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흐르는…, 정말 우리집은 개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