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인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회장 유정순)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봉사를 이어가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시작된 이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활동하고 있다. 시민들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도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에서는 이들을 찾아오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거동이 어려운 환자나 마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직접 현장을 방문해 연명의료 결정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돕는다. 이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유정순 회장은 평일·휴일 할 것 없이 바쁘게 봉사하고 있다. 빼곡하게 일정이 차 있을 정도로, 그를 찾는 곳이 있다면 당진은 물론 인근 시·군까지 간다.
사비 들어 봉사…부담 가중
지난 5년 동안 사람들에게 존엄한 죽음, 즉 웰다잉을 전파해 온 그는 연명의료 결정제도에 대해 사람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를 통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감사함을 느끼지만, 그 건수가 많아지면서 한편으로는 버겁기도 하다.
유 회장은 월 20~30건, 연간 300건 가량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교육 및 등록을 담당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월에는 유 회장이 등록한 의향서가 100건이 넘는다. 이렇게 석문면 교로리부터 합덕읍 구양도리까지 당진 전역을 다니지만 교통비(유류비) 조차 그의 몫이다.
지난 2020년 5월 당진시 존엄성 있는 임종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업무를 하는 비영리법인·단체에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당진시 지원은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서울·천안 등 일부 시·군에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건수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급해 사비를 들여 봉사해야 하는 봉사자들의 부담을 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무공간도 걱정이다. 연명의료 결정제도에 대해 교육하고, 작성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 주변 지인의 도움으로 5년째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지만 조만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어서 막막하다고.
유정순 회장은 “책상과 컴퓨터, 그리고 작은 원탁을 둘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면 되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다”며 “정부에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정책적으로 장려하는 만큼 당진시가 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 노인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에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한편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고 의사가 판단할 경우, 환자의 의향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제도로, 만19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자신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문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작성해 둘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을 통해 전문가의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하며,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로 보관돼야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