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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뒤인 7월30일 오후 당진군청 군수실 앞에는 난데없는 ‘아줌마 시위대’가 몰려 들었다.

군수실 앞 복도를 ‘장악한’ 20여명의 주부들은 ‘군수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결국 일이 또 터졌다’며 화를 삭히지 못해 울부짖으며 군수면담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바로 전날 폭우와 함께 인근 도로변 공사장에서 들이 닥친 빗물로 피해를 당한 당진읍 서문리 주민들이었다. 그런데 이날 이들이 군수실을 찾아 온 것은 어이 없게도 당진군이 전날 문제를 일으킨 공사장의 응급조치를 엉터리로 해 놓는 바람에 이날 오전부터 쏟아진 폭우에 또다시 침수피해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어제 당한 일은 행정당국에서 미처 챙겨보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칩시다. 그럼 오늘 피해는 뭡니까? 모래가마니만 웬만큼 쌓아 놨아도 또 잠기긴 않았을 거란 말입니다.”

“군수님 읍장님 모두 현장 와서 보고 다시는 피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하신 게 어젭니다. 설마 또 폭우가 쏟아질까 방심하고 제대로 응급조치를 해 놓지 않는 바람에 두번씩이나 당한 거예요”

실제로 당진읍 서문리는 전날 시간당 6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고층 아파트에서 내려오는 하수와 빗물이 도로공사 현장에서 막혀 당진천으로 빠지지 않는 바람에 저지대인 서문리 쪽으로 들이닥쳐 30여 가구가 침수됐다.

당진군에서는 이날 침수피해가 있자 장비를 동원해 마을쪽으로 빗물이 넘치지 않도록 공사 현장 주변에 임시로 복토 작업을 해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 복토작업을 마치 모래성을 쌓듯 흙으로 대강 다져 놓기만 하는 통에 다음날 쏟아진 폭우에 무너져 마을쪽으로 또다시 빗물이 넘쳐 흐른 것이다. 눈가림식 응급조치가 결국 또 화를 부른 것이다.

이 때문에 두번씩이나 물에 잠긴 세간살이와 씨름을 하던 이 마을 주부들이 참다 못해 군청으로 몰려든 것이었다.

군 관계자는 “시간당 60㎜ 이상의 폭우가 또 쏟아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예측이 불가능한 돌발 상황이었음을 애써 강조했다.

그러나 당진군은 아줌마 시위대의 한바탕 소동이 있은 직후 부랴부랴 공무원 20여명을 동원, 공사장 주변에 마대 쌓는 작업을 벌였다.

그러는 사이 서문리 주민들은 언제 또 닥칠지 모를 수해에 불안해 하며 떨어진 문짝으로 바리케이트를 치는가 하면 아예 시멘트로 대문 턱을 높히는 공사를 벌이는 등 거의 전시 상황과 다름이 없었다. 주민들 입에서는 한결같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는 탄식이 흘러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