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남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 지부장

이 난은 쌀사태로 불릴만한 최근의 상황과 전망에 대해 농업관련 기관과 단체, 농민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상호간에 원만한 의사소통과 이해가 바탕이 된 가운데 현재의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와 신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이 코너를 마련한 취지다.

/편집자 주/

=최근 쌀문제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농민들의 입장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농협에서도 농민들의 요구를 채워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점 유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가 세금을 가지고 대책을 세우는 반면 농협은 판매에서 발생한 이익을 가지고 도울 수밖에 없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농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농협에서 우려하는 상황은 어떤 것인가?

-농민들로부터 비싸게 사들이더라도 내년에 잘 팔리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전개되지 않고 조합이 손실을 입는다면 그것은 조합원의 손실로 이어져 출자금이 손실될 것이다. 현재 당진의 실제 조합원 출자금은 약 100억으로 한 조합당 9억정도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이번에 쌀수매로 9억이상의 손실을 입는다고 보면 자본잠식과 부실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벼수매로 22억7천9백만원의 적자를 보았으며 이를 다른 사업으로 메꾸려 애쓰고 있다. 조합원 배당에 노력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망이 어둡다.

=결국 밑지면서까지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적자가 나지 않는다면 더 좋겠지만 적정가격에 사서 많은 적자가 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만일 적정가에 사고 내년에 쌀값이 올라 수지가 맞는다면 수익분의 100%를 조합원에게 환원하겠다. 약간의 손실은 감수할 생각이다.

=지난 10월 5일 농협중앙회에서 “시가가 아닌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결정하여 조합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의결에 참여한 임원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그런 조합에 대해서는 중앙회 지원시 감안하겠으니 비정상적인 가격이 되지 않도록 하고 이미 결정한 조합에 대해서도 다시 조정하도록 지도하라”는 긴급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문서를 받았다. 이 사실을 안 농민들은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 뜻을 이렇게 이해해 달라. 농협법 개정과 함께 정부지원은 끝났고 조합적자나 부실화에 대한 책임을 중앙회가 져야 할 상황이다. 또한 조합은 올해만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사업을 해야 한다. 중앙회의 문건은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할 경우 조합의 피해가 수습못할 지경으로 갈 수 있어 적자가 안나는 선에서 결정하라는 것이지 수매를 덜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자가 나더라도 다른 사업으로 보전할 수 있을 정도, 벼를 출하하지 않는 농민의 출자금까지 손실을 입지 않을 정도로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건발송 3일 후인 지난 8일에 전국농민단체들이 중앙회를 점거농성해 중앙회가 이 지시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철회지시는 없었는가?

-그런 사실은 모르겠다. (인터뷰 당일은 10월9일이었는데 그날 중앙회에서는 그에 관한 공문이 하달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지난 9월 26일 농민시위에서 조합장들이 약속한 사항은 잘 지켜지고 있는가?

-조합간에 가격을 담합하지 말라는 약속은 성실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지역별로 미질과 조합경영능력, 판매전략 등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합별로 적정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5일의 중앙회 “시가수매” 지시는 얼마전 조합장들이 약속한 1,400원선 노력”과 엇갈리지 않는가?

-시가는 미질에 따라 다르다.

=정부와 농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농민들의 요구대로 시행해주지 못하는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 농협으로서는 경영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사업은 이번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점이 많다. 정부는 농협에 떠넘긴 수매정책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